트럼프 관세에도 시장이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협상 카드로 생각하기 때문”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에 대한 보복 관세를 발표했음에도 금융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글로벌 증시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달러화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대해 “시장은 실제 보복보다는 협상 카드로 해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보호주의 보다는 ‘협상 카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발표에서 모든 무역 상대국에 대해 ‘상호주의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반응은 차분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폴 도노반은 “시장은 대통령이 보호주의자로 나설지, 협상가로 남을지 판단해야 했고, 현재로서는 협상가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관세 조치는 4월 초까지 시행되지 않으며, 그 사이 연방 기관들이 국가별 관세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를 유예 기간으로 보고 있다.
기업과 각국 정부는 미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 생산업체들은 미국으로의 수출을 서두르고 있으며, 베트남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대만과 인도도 미국산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구매를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무역 질서 재편 의지… 추가 관세 가능성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세계무역기구(WTO) 중심 무역 체제를 깨고, 미국이 직접 조건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 담당 고문은 유럽의 부가가치세(VAT) 체계를 미국 기업에 불리한 요소로 지적하며 “불공정한 부담”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특정 국가의 산업 보조금 및 환율 정책도 문제 삼고 있다.
추가 관세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 수입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인도·유럽연합(EU)이 다음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번 조치가 소비자 물가를 약 2% 상승시킬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로 인해 단기적으로 가격이 다소 오를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시장은 현재로서는 협상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