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 갈수록 치열
…코인베이스, 페이팔, 로빈후드, 리플랩스 등 경쟁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Coinbase Global)은 2024년 4분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면서 관련 수익이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낮아진 금리 영향과 함께 코인베이스가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 USDC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조치 때문이다.
거래 수익 급증,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수익 감소
코인베이스가 전날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거래 수익은 전분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해 15억 달러를 돌파했다. 암호화폐 시장이 반등하면서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익은 감소했다. 4분기 스테이블코인 수익은 2억2600만 달러로, 3분기 2억4700만 달러보다 줄었다. 코인베이스는 △분기 중 상대적으로 낮아진 금리와 △USDC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확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는 파트너사인 서클 인터넷 그룹(Circle Internet Group)과 함께 USDC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수익 일부를 새로운 파트너들과 공유하고 있다. USDC는 미국 달러와 가치가 1:1로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이 코인베이스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코인베이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알레시아 하스(Alesia Haas)는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타격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USDC, 테더 따라잡을까?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 CEO는 “USDC를 세계 1위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 USDC는 테더(USDT)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스테이블코인이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USDC의 시가총액은 약 560억 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30% 증가했다. 반면, 테더의 시가총액은 약 1420억 달러로 같은 기간 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인베이스는 USDC의 시가총액 증가에 따라 2025년 1분기 스테이블코인 관련 수익이 다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경쟁 심화… 로빈후드·페이팔·리플랩스 등 가세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거래용 토큰을 넘어 결제 및 저축 수단으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여러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페이팔(PayPal)은 2023년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으며, 로빈후드(Robinhood)도 최근 글로벌 달러 네트워크(Global Dollar Network)와 협력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달러(USDG)’를 운영하고 있다. USDG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9200만 달러로 아직 초기 단계지만, 로빈후드 CEO 블라드 테네프(Vlad Tenev)는 “앞으로 더 많은 것이 추가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리플 랩스도 스테이블코인인 RLUSD를 출시해 도전장을 던졌다. RLUSD는 주요 거래소에 상장한 후 보폭을 넓히는 과정이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관계없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자 수익뿐만 아니라 금융 서비스와 같은 일상적인 결제 및 거래 활동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결국 한두 개의 주요 코인으로 수렴될지, 다수의 경쟁자가 공존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