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시 멕시코·캐나다에 공급망 둔 세계 車업계 큰 타격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당선인의 관세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그간 멕시코와 캐나다에 공급망을 구축한 세계 자동차 업계가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유입되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해 취임시 이 두 국가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1992년 이 두 국가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했고, 이후 트럼프 1기 행정부인 2018년에 NAFTA를 개정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체결해 기본적으로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시장을 탐내는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가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미국보다 저렴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완성차와 부품 등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수십년간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포함한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무역협정을 활용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 거점을 구축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약 16%(약 250만대)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며, 약 7%는 캐나다에서 생산됐다.
WSJ는 관세가 자동차 공급망을 강하게 타격해 미국 내 가격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자동차 부품업체 수백개가 멕시코에서 사업장을 운영하며 멕시코와 미국에 있는 자동차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일부 부품은 완성된 자동차에 설치되기 전에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여러 차례 넘나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관세를 부과하면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에는 GM과 포드 외에 아우디, BMW, 혼다, 기아차, 마즈다, 닛산, 스텔란티스, 도요타, 폭스바겐 등이 있다.
특히 미국·이탈리아 합작사인 피아트 크라이슬러와 푸조 소유주인 프랑스기업 PSA의 합병으로 탄생한 스텔란티스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공장 2개를 운영하고 있다.
테슬라는 원래 2025년 초 멕시코에서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텍사스주 공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올해 1∼7월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한 기업은 GM, 포드, 닛산, 스텔란티스, 도요타, 폭스바겐, 혼다, 기아차 등 순이다.
이날 미국과 유럽, 일본 증시에서는 트럼프 관세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자동차 제조사 주가가 하락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에 철강과 알루미늄을 많이 수출한다.
이 때문에 철강과 알루미늄을 원료로 사용하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비용도 많이 증가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북미 시장이 3국 간 자유무역협정 덕분에 지난 30년간 긴밀하게 묶였다면서 이런 시장 통합에 의존해온 산업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25% 관세가 북미 국가 간 교역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교역 상대국의 보복을 초래해 미국 등에서 물가 인상, 공급난, 기업 파산과 일자리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