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폭락 5년 후… 다시 찾아온 청산 위기 “고래들의 사투 시작됐다”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2020년 3월 12일, 암호화폐 시장은 ‘312 사건’으로 불리는 대규모 폭락을 경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속에서 비트코인은 하루 만에 약 50% 하락했고, 이더리움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대규모 온체인 청산이 촉발되며 시장 전반에 패닉이 확산됐다.

5년이 지난 현재, 시장은 다시 312 사건을 연상시키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게코(CoinGecko)에 따르면, 전체 시장 가치는 2조6600억 달러로 감소했으며, 비트코인은 8만 달러 아래로, 이더리움은 20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이번 하락은 미국 경제 침체 우려와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이더리움, 청산 위기 고조…고래들 구조작업 돌입
특히 이더리움은 대규모 청산이 발생할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하면 스카이(구 메이커다오) 등 이더리움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는 서비스에서 담보로 잡은 물량이 청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더리움이 1830달러까지 하락하면 1억2450만달러 규모 청산이 발생할 수 있고 1793달러선까지 내려가면 1억1110만달러 규모의 추가 청산이 나타날 수 있다.

이더리움은 11일 일시적으로 이 가격 아래까지 떨어졌다. 단 각 서비스별로 기준으로 하는 가격이 다르고 청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청산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경우 청산 압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청산을 피하기 위해 일부 고래들은 보유 자산을 매도하는 등 분투하고 있다. PANews에 따르면 에이브(Aave)에서 대규모 대출을 보유한 고래 주소(0xa33…e12c)는 청산 한도를 낮추기 위해 2만5800 ETH를 매도했고 이에 따른 레버리지 손실이 3175만 달러에 달했다.

스카이(MakerDAO)의 고래들은 청산 압력을 받았지만, OSM(Oracle Security Module) 메커니즘이 가격 업데이트를 지연시키면서 추가 담보를 마련할 시간을 벌었다.

서머닷파이(Summer.fi) 데이터에 따르면 67,000 ETH(약 1억 2,400만 달러)를 보유한 고래(주소 0xab…2313)는 오라클 가격이 12일 10시 업데이트되기 전 추가 담보를 마련하기 위해 2882 ETH(약 521만 DAI)를 매도해 청산 가격을 1798달러에서 1781달러로 낮췄다.

또 다른 주소(0x22…1246)도 스카이에 30,098 ETH(약 5,608만 달러)를 입금한 뒤 청산 가격을 낮추는 방어 전략을 펼쳤다.

# 고래들의 ‘버티기’ 전략… 시장은 어디로?
현재 암호화폐 시장은 “생존이 곧 승리”라는 분위기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 유명 트레이더는 “암호화폐 시장은 이제 ‘승자의 게임’에서 ‘패자의 게임’으로 변했다”며 “위험을 최소화하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향후 시장 방향은 미국 경제 지표와 거시경제적 요소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12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데이터는 투자 심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변수로 평가된다.

CPI 발표 이후 시장이 반등할지, 아니면 추가 청산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기사 작성 시점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 오른 191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