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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1월 금리 동결 나설까… ‘깜짝 인하’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한국은행의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새로운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1400원 대로 치솟은 고환율이 금리 인하를 제약하며 금통위가 시장을 관망할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하지만 경기를 최우선 순위로 놓고 ‘깜짝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물가와 가계부채 둔화세에 금리 운용 여력이 생긴데 다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수출 악화와 내수 반등세가 밋밋하다는 점에서 더 늦기 전에 금리를 낮춰 경기를 끌어 올려야할 때란 시각이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한은이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2%)를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1%대로 낮추느냐 여부다. 내수 부진과 미국의 관세 강화 조치에 따른 수출 먹구름에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경우 금리 인하 타이밍이 늦었다는 ‘실기론’이 다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이달 28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로 묶었다가 지난 10월 0.25%포인트 낮춰 3년 2개월만에 긴축을 마무리했다.

◆ 1400원대 환율 부담…금리 인하 제약

시장에서는 금통위의 11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폭풍에 따른 1400원 대 고환율과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섣불리 금리를 낮췄다간 한미금리 확대에 자본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최근 금리 결정을 할 때 환율 변수를 고려하겠다고 시사한 상황이다. 그는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환율이 높게 올라있고 상승 속도도 빠르다”며 “지난 10월 회의에서 고려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고려요인으로 들어왔다”고 언급했다.

집값과 가계대출 둔화세에도 추세적 하락세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불패 심리가 여전한 가운데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 유동성이 민간소비가 아닌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도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환율로 자본 유출 우려가 있고,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과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도 있다”면서 “일단 11월은 금리를 동결하고, 트럼프 정책 구체화를 보고 인하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봤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전에 금리를 낮췄다간 환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과 가계부채 둔화세에도 부동산 투자 심리를 다시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깜짝 인하’ 배제 못해… 인하 소수의견 가능성도

반면 해외IB를 중심으로 11월 ‘깜짝 인하’ 예상도 나온다. 고환율보다 성장에 무게 추를 옮길 때라는 점에서다. 경기 부진에도 정부의 연초 추가경정이 불확실한데 다, 트럼프 당선자의 취임 후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되기 전 금리를 낮춰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개월 연속 1%로 트럼프 당선인의 셰일가스 확대 정책에 저유가 예상되며 금리 인하 환경은 이미 마련됐다는 평가다. 반면 올해 2분기 역성장과 3분기 0.1% 성장에 이어 미약한 내수 회복과 트럼프 보호 무역에 내년 성장률이 1%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발목을 잡던 집값과 가계부채도 둔화세에 접어들고, 미국 대선에서 당선자 결정에 되레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시각도 나온다. 고환율 역시 한·미 금리차보다 경제 펀더멘털 차이를 근본 원인으로 해석해, 오히려 금리를 낮춰 경기를 부양할 경우 완화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의견도 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춰 저성장을 예상하면서 금리를 동결할 경우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동결에도 인하 소수의견이 다수 등장해 ‘비둘기 색채’를 드러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소수 의견을 피력할 금통위원은 대표적 비둘기파인 신성환 위원이 꼽힌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언론을 통해 한은의 11월 인하를 예상했다. 씨티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최소 1명 이상의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는 ‘비둘기파 동결’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하면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결정적인 이유로 11월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면서 “1~2명이 인하 소수의견을 내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통해서 4~5명이 인하 의견을 내놓는 다소 비둘기파적 금통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내년 성장률 1% 후반 제시 가능성

이날 새로운 경제 전망도 내놓는다. 한은은 8월 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 2.5%에서 2.4%로 0.1%포인트 낮춰잡은 반면 내년 전망치는 2.1%로 동일하게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수출 성장세가 꺾인데 다, 트럼프 집권에 따른 보호 무역 강화에 따른 타격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하향 조정에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분기 역성장과 3분기 0.1%로 부진한 성장률을 이유로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은 2.2%~2.3% 정도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내년 성장률이다. 조 연구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로 1.8%를 제시하면서 “설비투자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건설투자가 안좋고, 민간소비 회복 기조도 밋밋하다”며 “내년 하반기부터 트럼프 관세 영향이 일부 작용하면서 수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췄다가는 금리 인하 타이밍이 늦었다는 ‘실기론’이 불 붙을 수 있는 만큼 2%대 성장률을 제시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취임 후 관세 조치가 내년보다는 2025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이라는 점도 2%대 성장률 전망의 근거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2.3~2.4%와 2.0% 내외로 낮출 가능성이 거론된다. 8월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2.5%, 2.1%다.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브렌트유가 달러당 75달러 수준으로 낮은데 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저유가를 선호한다는 점이 반영됐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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