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0 암호화폐 세부 정책에 숨어 있는 악마–코인텔레그래프
[블록미디어 이제인 기자] 트럼프의 두번째 행정부(트럼프 2.0)는 암호화폐 친화적 정책으로 향후 4년간 디지털 자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세부적인 법안과 정책에 따라 친 암호화폐 행보가 달라질 수 있다고 9일(현지 시간) 코인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
트럼프 대선 승리에 이어 미국 공화당은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암호화폐 친화적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SEC 의장 자리에 있는 게리 겐슬러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반감이 큰 인물이다.
콘코디움(Concordium)의 CEO 보리스 보러-빌로위츠키는 “트럼프의 재집권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암호화폐 업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규제 완화가 미국의 암호화폐 및 디지털 자산 회사들의 성장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향후 4~6년은 디지털 자산 분야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행정부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암호화폐 기술 혁신을 지원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세부 정책에서 ‘악마’ 가 작동할 수 있고, 이는 효율적인 친 암호화폐 정책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
# 즉각적인 SEC 위원장 해임이 어려울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겐슬러 위원장을 해고하겠다고 공약했다. 그의 해임 여부가 미국 암호화폐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실적으로 SEC 위원장 해임은 간단하지 않다. SEC는 독립적인 정부 기관으로, 위원장의 임기는 5년으로 보장돼 있다. 위원장 해임은 비효율, 직무 태만, 직무상의 불법 행위가 있을 경우에만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겐슬러를 해임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그의 재집권 이후 다른 암호화폐 친화적인 인사를 SEC 의장으로 승격시키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겐슬러를 평범한 SEC 위원으로 강등시키는 것.
현재 SEC의 친 암호화폐 인사로는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마크 우예다(Mark Uyeda) 두 사람이 거론되고 있다. 피어스는 ‘암호화폐 마마’ 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암호화폐 업계에 우호적인 입장을 지녀 왔고, 우예다 역시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 새로운 SEC
겐슬러의 해임이나 교체는 SEC의 암호화폐 정책 전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겐슬러가 재임 중 추진한 △암호화폐 거래소 등록 의무화,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 등은 미국 암호화폐 산업의 규제 장벽을 높이는 요소로 평가돼 왔다.
이러한 규제는 기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의 시장 접근성을 낮추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연구원 티모시 마사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의지에도 불구하고, SEC의 독립성은 법적으로 보장돼야 하며, 이는 암호화폐 산업뿐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 분야의 안정성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책적 방향을 바꿀 경우, 겐슬러의 해임이 아니더라도 SEC 내부에서의 인사 교체와 같은 방식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 더 우호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친 암호화폐 의회의 탄생
트럼프 2.0 시대 친 암호화폐 정책에서 중요한 또 다른 세부 사항은 의회에 있다. 각종 암호화폐 정책은 법령으로 정비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의회 권력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친 암호화폐 의회의 탄생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 오하이오 상원의원 모네로
이번 11월 5일 선거에서 오하이오 상원의원 경선이 미국 암호화폐 산업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의 셰로드 브라운이 공화당의 버니 모네로에 패배하면서, 암호화폐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브라운 의원은 상원 은행위원회의 강력한 수장으로서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수년간 암호화폐 시장의 투명성, 안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 강화에 힘써왔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 산업 내 △사기, △투자자 보호 미비 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이는 일부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오하이오 경선에서는 기업가 출신 공화당의 버니 모레노가 브라운을 꺾고 승리하며 상원 은행위원회의 리더십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모레노는 암호화폐 산업을 경제 성장의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어, 향후 암호화폐 산업에 대한 보다 우호적인 입법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법안, △디지털 자산의 법적 지위 확립 등에 우호적인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 대통령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의회 권력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아론 클라인은 이번 오하이오 경선을 두고 “암호화폐 규제의 큰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클라인은 브라운 의원의 낙선으로 인해 상원 내 주요 위원회에서 암호화폐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브라운의 퇴장이 암호화폐 관련 법안 통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운이 낙선하지 않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당으로 전환됨에 따라 그는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직을 상실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암호화폐 산업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운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브라운의 낙선은 향후 암호화폐 입법의 발전과 시장 활성화에 큰 의미를 지닌다. 공화당 모레노의 당선으로 인해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변화가 본격화될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