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보유자들을 위한 수익 공유 매커니즘, 기대해볼 수 있을까?
플랫폼 수익을 커뮤니티와 공유함으로써, 프로젝트는 기존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탈중앙적으로 발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이러한 수익 공유 매커니즘은 토큰 보유자에게 직접적으로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 그리고 (현재 대다수의 프로젝트가 채택하는) 커뮤니티 DAO에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특히 토큰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을 시행하는데에는 여러 가지 도전과제들이 존재하는데, 향후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 및 규제 환경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보유자들을 위한 수익 공유 매커니즘을 채택하는 프로토콜의 사례가 많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는 토크노믹스 설계 혹은 프로토콜의 퍼포먼스 최적화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역할, 그리고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의 설계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하지만 토큰 보유자를 위한 수익 공유 매커니즘의 도입이 진정한 커뮤니티를 육성하고 프로젝트의 가치 제고를 견인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님을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며, 따라서 프로젝트들은 자신들의 방향성에 맞게 다양한 전략들을 입체적으로 함께 도입해야할 것이다.
1. 배경 – 수익 공유 매커니즘의 부상과 도전과제들
1.1 커뮤니티와 수익을 공유하기 위한 두 가지 접근법
[포필러스 정재환] 최근 트위터에서는 Jito와 Ethena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던 순간이 있었다. 거버넌스 프로포절을 통해 해당 프로토콜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를 커뮤니티와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플랫폼 수익을 커뮤니티와 공유함으로써, 기존 커뮤니티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탈중앙적으로 발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Jito Governance Forum 상에 제안된 해당 거버넌스 제안의 골자는 Jito TipRouter 프로토콜 상에서 생성된 모든 MEV 팁의 3%를 DAO 트레저리 및 NCN 네트워크 참여자에게 나누어 분배하자는 것이다. 해당 거버넌스 제안이 통과될 경우 Jito DAO에게는 연간 약 133.6k SOL수준의 수익이 분배된다.
Ethena는 달러 합성 자산 제품인 USDe의 발행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는데, Ethena의 커뮤니티 일원인 Wintermute는 이러한 수익이 ENA의 스테이커들에게 가치가 누적되지 않음을 지적하며 향후 ENA 프로토콜이 ENA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플랫폼 수익에 대한 노출과 연관된 이니셔티브를 시행할 계획이 있는지, 또 시행하게 된다면 어떠한 매개변수 설정을 통해 시행할 것인 지 그 프레임워크에 대한 제시를 요구하는 안을 제안하였다.
하지만 두 제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플랫폼 수익의 수혜를 받는 주체에 대한 초점이 약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Jito의 경우는 커뮤니티로 구성된 DAO에게, 그리고 Ethena의 경우에는 토큰 보유자들 개별에게 조금 더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처럼 플랫폼 수익을 커뮤니티와 공유하는데에 있어 접근법은 그 방향성이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현재 플랫폼 수익을 커뮤니티와 공유하는 대다수의 프로젝트들은 Jito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DAO를 통해 수익을 공유하는 방법을 채택한다. 이 때 프로토콜들은 개별 커뮤니티 멤버에게 플랫폼 수익을 직접 나누어주는 대신 DAO와 함께 프로젝트(혹은 토큰)의 가치 자체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함께 논의하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방법이 개별 토큰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플랫폼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인데, 현재 이런 방식으로 수익을 공유하는 (혹은 시도를 진행중인) 사례가 많이 있지는 않다 – 대표적으로 GMX(DEX, 에스크로 및 Multiplier Points를 곁들인 수익 분배), Lido(Liquid Staking, LidoDAO로 분배되는 스테이킹 보상의 일부를 토큰 보유자들에게 분배), 그리고 Uniswap(DEX, Vote를 스테이킹하거나 위임한 보유자에게 프로토콜 수익 분배)의 사례 등이 있다.
1.2 토큰 보유자들을 위한 직접적인 수익 공유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들
주식 시장의 배당금 개념과 유사하게, 특히 토큰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적인 수익 공유는 프로토콜 참여를 장려하는 명확한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따라서 이러한 접근법은 프로젝트가 단순히 투기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고 프로젝트에 대한 어느 정도의 충성도를 보장하는 진성(organic) 커뮤니티를 육성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로 기대되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2.1 규제 불확실성과 법적 리스크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와 관련된 규제가 명확하지 않아, 토큰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수익을 공유하는 매커니즘을 채택했을 때 프로젝트가 책임져야할 법적 리스크가 클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Howey 테스트에 따라,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를 가진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어 SEC의 규제를 받게 될 수 있다. 해당 암호화폐가 증권으로 분류되면 엄격한 공시 요구, 법적 의무가 부과되고, 일반 투자자에게 토큰을 판매하는 행위 역시도 제한될 수 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은 규제가 더욱 명확해질 때까지 일반 리테일 투자자들을 위한 수익 공유 메커니즘의 도입을 보류하거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익 공유를 DAO 트레저리를 대상으로 하고 이에 대한 관리 권한을 커뮤니티 DAO의 거버넌스로 설정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우회하여 증권 분류를 피하려는 경우가 많았다.
1.2.2 토큰 경제 모델의 지속 가능성
프로젝트가 직접 수익을 공유할 경우, 플랫폼의 수익이 일정하지 않거나 수익이 충분히 크지 않을 때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 수익이 불안정하거나 적은 경우, 수익 공유는 프로젝트 자금 고갈을 빠르게 초래할 수 있어 장기적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프로젝트들은 일반적으로 토큰 자체의 가치 상승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유자들에게 이익을 제공하거나, 장기적으로 플랫폼의 수익 모델이 안정화된 후에서야 수익 공유를 고려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
1.2.3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의 비용
수익 공유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혹은 주체가 필요한데, 이는 기술적 인프라 구축(e.g., 자동화된 다이나믹 수익 분배 시스템 구축) 및 운영적인 측면(i.e., 위험 관리 DAO 등의 운영)에서 상당한 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1.2.4 수익의 최적화가 아닌, 다른 KPI에 집중
일부 탈중앙화 프로젝트는 수익 모델을 고도화하고 이를 커뮤니티에 분배하는 것보다는, 네트워크 사용량과 활성화 등 다른 요소들을 주요 성공 지표로 삼으며 토큰의 가치를 희소화하고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2. 시사점 – 수익 공유 메커니즘의 확산에 대비하여
2.1 수익 공유 메커니즘의 채택을 기대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유
2.1.1 모호한 Howey Test 및 규제 환경의 변화 가능성
토큰 보유자와의 직접적인 수익 공유 매커니즘을 시행하려는 프로젝트들의 공통점은, 업계 내에서도 다른 프로젝트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이 수익 공유 메커니즘을 도입하는데에는 1.2에서 언급한 다른 이유들 중에서도 특히 규제 불확실성과 법적 리스크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비록 최근 유럽연합(EU)의 MiCA(Markets in Crypto-Assets) 규정 재정과 같이 전 세계적으로 규제 기관들이 암호화폐와 관련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시 프로토콜 입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규제 관할권은 미국의 SEC일 것이다. Uniswap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빌더들은 여러 근거를 들어 Howey Test에 기반한 증권 판정이 모호하다고 주장하며 블록체인의 철학에 기반한 자신들만의 비전을 토대로 프로덕트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논의되는 Howey Test의 각 항목에 대한 논의점은 다음과 같다.
요컨대, Howey Test의 각 항목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암호화폐의 구조와 분산화 정도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즉, 암호화폐의 분산화 및 자율성의 정도는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명확하게 측정하기 어려운 개념이므로, Howey Test에 의거하여 해당 암호화폐를 증권으로 판단하기에는 모호성이 존재한다.
실제로 SEC는 많은 암호화폐를 증권법으로 분류하는 기소를 여러 차례 내었으나 판단 기준의 모호함으로 인하여 오랜 기간동안 법적 결론이 나고 있지 않거나 패소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례들은 적어도 SEC의 현 기준이 암호화폐에 그대로 적용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며, 따라서 명확한 판결을 위해 조금 더 암호화폐의 특성을 더욱 잘 반영한 새로운 개선안이 종국에 채택될 것이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더불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환경이 변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암호화폐 산업에 친화적인 후보가 당선되면 규제 완화와 산업 성장 지원 정책이 시행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수익 공유 모델과 관련된 세금 정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SEC와 같은 규제 기관의 리더십이 교체되면서 암호화폐 정책이 새롭게 조정될 가능성도 있으며, 업계에 우호적인 리더가 임명될 경우 수익 공유 모델이 증권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규정이 재검토되어 기존의 적대적 관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2.1.2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의 변화
암호화폐는 투자자산의 대안으로, 혹은 전통 금융 자산들의 확장된 인프라로써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이렇게 리테일 투자자와 기관 등 다양한 주체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재 양상은 향후 토큰 보유자들을 위한 직접적인 수익 공유 모델의 채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올해에 진행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의 ETF 승인, Blackrock의 BUIDL(BlackRock USD Institutional Liquidity Fund) 출시, Paypal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Solana Network 온보딩, Stripe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업체 Bridge 인수, 그리고 Citigroup, Boston Consulting Group, Standard Charterd 등 전통 금융사들이 발표한 토큰화된 RWA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보고서들은 기존 금융권이 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이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심이 지속되고, 전통 금융과 탈중앙화 금융(DeFi)을 융합하려는 시도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져 그 효과가 입증되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기관들이 암호화폐 인프라를 통해 다양한 새로운 수익 채널을 모색할 것이다. 이는 암호화폐가 기존 규제 당국과 금융 업계에 점점 더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계기가 되어, 수익 공유 모델이 더 널리 도입될 가능성도 열어줄 수 있다.
2.2 토큰 보유자들을 위한 수익 공유 메커니즘이 확산된다면
2.2.1 토크노믹스 및 펀더멘탈에 대한 비중 확대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향후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 및 규제 환경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 보유자들을 위한 수익 공유 매커니즘을 채택하는 프로토콜의 사례가 더욱 많이 확산된다면, 시장 참여자들이 내러티브에 주로(heavily) 의존하여 투기하는 현재의 양상보다는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가치와 지속 가능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추세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따라,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인 가치평가 및 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는데 이로 인하여 토크노믹스 설계 혹은 퍼포먼스 최적화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다양한 리서치, 인프라, 혹은 주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이들은 한정된 수익을 할당하는 매개변수를 최적화하여 프로젝트가 플랫폼의 기술적 발전, 그리고 진정한 커뮤니티 육성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도록 하는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프로토콜들의 경제적 모델링을 전문으로 하는 Gauntlet 과 같은 플레이어들은 Uniswap 등 다양한 프로토콜들을 대상으로 퍼포먼스에 기반하여 매개변수들을 다이나믹하게 제안하고 있다. Forgd는 토크노믹스 설계를 포함하여 개별 프로젝트들이 최적의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도록 통합적인 인큐베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2.2.2 더욱 중요해지는 거버넌스 프레임워크 설계
GMX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출시 초기부터 수익 공유 매커니즘을 도입하였지만, 대부분의 프로토콜에서는 운영 중에 거버넌스 제안을 통해 수익 공유 매커니즘 도입 혹은 각종 매개변수 변경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프로토콜 입장에서 재고해봐야할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거버넌스 참여자의 페르소나를 정의하고 이들에게 부여할 거버넌스 권한과 범위를 명확하게 결정하여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설계하는 것이다.
해당 프로젝트가 토큰 보유자들을 위한 직접적인 수익 공유 매커니즘을 도입하면, 토큰의 근본적 가치가 상승하여 커뮤니티에 더 많은 참여자가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 만약 거버넌스 프레임워크가 모든 토큰 보유자에게 수익 분배 비율을 포함한 다양한 제안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설정되어 있다면, 많은 참여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마다의 거버넌스 제안을 활발히 제안하거나 서로가 서로에 동의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이러한 상황은 프로토콜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충돌로 인해 결정이 지연되거나 교착 상태에 빠질 위험을 내포하게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프로토콜은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그것의 운영 목적에 따라 거버넌스 안건의 범위를 적절히 구성하고, 각 섹터에 따라 요구되는 전문성을 가진 참여자들을 식별하여 프로토콜 거버넌스가 최적화되어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2.2.3 하지만 전략의 전부가 아닌 토큰 보유자를 위한 수익 공유 매커니즘의 도입
보유자에게 직접적으로 할당하는 수익 공유는 확실히 토큰 보유에 따라 플랫폼 수익의 일부를 얻을 수 있는 명확한 메커니즘을 제공하므로, 일관된 수익을 추구하는 다양한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이들로 구성된 커뮤니티의 프로젝트에 대한 충성도를 키울 수 있다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메커니즘의 도입이 진정한 커뮤니티를 육성하고 프로젝트의 가치 제고를 견인하는 유일한 요소는 아님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수익 공유 메커니즘의 도입보다는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 구축에 대한 투자, 그리고 혁신적인 내러티브에 의해 뒷받침되는 프로젝트에 대한 잠재적 기대가 많은 커뮤니티 구성원들을 부트스트래핑하고 이들로부터의 토큰 수요를 이끌어내는 근본적인 동인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는 자신들의 프로덕트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지속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 분배를 제공하고 싶은 지, 혹은 수익 공유 대신 프로덕트의 고도화된 성장을 통해 토큰 자체의 기대 수요를 형성할 것인 지를 프로덕트의 방향성에 맞게 균형있게 설정하여 입체적으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야할 것이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