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강세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서학개미 보관액 10위
아마존 제치고 관련 ETF도 매수세 몰려…증권사 인기종목 랭크
‘국장 탈출’에 투자자 예탁금·신용융자 잔고는 연저점 수준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급등하면서 비트코인을 대량 매집하는 것으로 유명한 미국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보관액 상위 10위 종목이 됐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 평가금액은 지난 20일 기준 19억8천90만달러(약 2조7천800억원)에 달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보관액은 아마존과 메타 등 대중에게 친숙한 빅테크 종목과 주식 투자자들 사이 선호도가 높은 ‘VOO’, ‘SCHD’ ETF를 제치고 지난 19일 처음으로 10위를 차지했다.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미 증시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도가 높은 종목이 아니었다.
지난달 21일 기준 보관금액은 8억5천388만달러(약 1조2천억원)에 불과해 19위에 머물렀다. 한 달 만에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매수세가 몰리면서 보관액이 132%나 불어난 것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또는 가상자산 관련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면서 파생상품을 활용한 ETF로도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려들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금융 당국의 규제로 해외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라도 비트코인 ‘익스포즈'(위험 노출액)를 가져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일주일(15∼21일)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상승률을 2배로 추종하는 ‘BITU’ ETF를 3천884만달러어치 순매수 결제했다. 이는 해외 주식 종목 중 상위 7번째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외에도 가상자산 시총 2위 이더리움 수익률의 2배 성과를 추구하는 ‘ETHU’ ETF(2천825만달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대해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MSTY’ ETF(2천353만달러),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관련 커버드콜 상품인 ‘CONY’ ETF(1천824만달러) 등도 순매수 결제액 상위 8∼16위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전날 해외주식 점유율이 높은 토스증권 인기종목 상위 3개는 각각 ‘MSTU’와 ‘MSTX’ ETF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본주식 등 가상자산 관련주들이 휩쓸기도 했다. ‘MSTU’와 ‘MSTX’는 모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수익률의 2배를 추구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다만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주가 변동성이 커 투자에 주의가 요구되는 종목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시트론 리서치가 공매도에 나섰다고 밝힌 영향 등으로 16% 급락했다. 시트론 리서치는 2021년 ‘게임스탑’ 사태 당시 개인투자자들에 백기를 든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다.
서학개미들이 가상자산 테마를 타깃으로 해외 주식으로 달려 가는 동안 국내 증시 투자 열기를 가늠하는 지표인 투자자예탁금은 다시 50조원선을 밑돌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49조8천128억원을 기록해 연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했다.
신용융자 잔고는 21일 16조6천926억원을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낮았다.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감소하고 있다는 뜻으로, 통상 차입을 활용한 투자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 활발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에 ‘상방 베팅’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에서는 국내 채권형 펀드, 해외 주식형 펀드보다 국내 주식형 펀드 위주로 자금이 유입됐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국내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8천816억원이 증가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는 각각 1천235억원, 1천456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