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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인플레야…민주당의 해리스가 패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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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대선을 분석하는 기사들을 올렸습니다. 이 중 두 꼭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 민주당은 제2의 클린턴을 찾아야 한다는 것과 월가가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이유에 대한 것입니다.

두 기사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겁니다. “바보야, 문제는 인플레이션이야.”

# “민주당아, 현실 인식 치료나 받아”

미국 민주당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길을 분석하려면, 최근 당의 성격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과거 노동조합과 농촌 유권자들에게 밀접하게 연관되었던 민주당은 점차 대학 교육을 받은 도시 거주자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인구 구성의 변화는 경제적으로 엘리트층과 거리감을 느끼는 노동계층 유권자들과의 연결을 약화시키며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했죠.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대학 학위를 가진 대다수는 집에서 안전하게 근무를 지속할 수 있었지만,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사치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 격차는 더욱 벌어졌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고, 주식시장 상승으로 이익을 얻기도 했습니다. 반면, 월급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런 것도 모르고 바이든은 인플레를 자극하는 정책을 고집했죠. 한끼 30 달러 점심 식사에 대다수 민주당 지지자들은 뿔이 난 겁니다. 현장을 제대로 보지 않았고, 그에 맞는 치료 대책도 찾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이 ‘현실 인식 치료’ 를 받아야 할 처지입니다.

# 기술은 누구편?

카멀라 해리스의 정치적 고향은 실리콘 밸리입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기술 백만장자들 일부가 트럼프를 지지했습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일론 머스크죠.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은 왜 등을 돌렸을까요? 기술 수용자를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기술 발전은 대학 교육을 받은 많은 미국인들에게 기회와 업무 효율성을 제공하는 혜택으로 다가왔지만, 블루칼라 노동자들에게는 오히려 일자리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미국에서 일자리는 생존입니다. 기술이 내 밥 줄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싹하죠. 민주당은 기술로 무장한 엘리트와 두려움을 느끼는 노동자의 간격을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머스크가 트럼프 편이 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테슬라 때문에 포드의 휘발유 자동차가 덜 팔리는 것이 문제였던 거죠. 포드 공장 노동자는 트럼프를 찍었으니까요.

# 허리가 끊어졌다

상위층과 하위층 사이의 경제적 격차가 커지면서 민주당의 중간 계층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겼습니다.

민주당 내 중도 성향 싱크탱크인 서드 웨이(Third Way)의 부대표 짐 케슬러는 “우리 당은 이상하다. △교외 고학력층과 △저소득층 소수계층이 연합되어 있지만, 이들은 서로 대화가 거의 없는 계층” 이라고 WSJ과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러한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AP의 조사(VoteCast)에 따르면, 해리스는 연소득 2만5000 달러 미만과 10만 달러 이상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과반을 얻었습니다.

아주 가난한 사람들은 해리스를 지지했습니다. 동시에 하이트 칼라 고액 연봉자들도 해리스를 지지했습니다. 중간이 비었습니다. 트럼프는 이 중간 소득 계층에서 대부분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또 다른 지표도 흥미롭습니다. 트럼프는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유권자 중 64%의 지지를 받았으며, 특히 남성에서는 68%의 높은 지지를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노동조합에 가입한 유권자 중에서도 트럼프는 해리스와 비슷한 수준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 바이든의 좌 클릭

해리스는 4년 전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 성향의 이미지로 당선된 조 바이든에 비해 현저히 낮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바이든은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서 진보적인 후보들을 꺾고 당의 중도적 입장을 대변하며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빠르게 좌로 돌아섰습니다.

바이든은 이해관계 집단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했고 유권자와의 소통은 부족했습니다. 국경 문제, 치안 문제, 인플레이션 대응에 실기하거나, 소극적이었습니다.

코로나19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바이든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추진했습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올라갔죠.

또한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을 강력히 지지했는데, 이는 대학 학위가 있는 유권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나 노동계층에게는 반감을 샀습니다.

맨해튼의 고졸 버스 기사가 낸 세금으로 월가 투자은행에 다니는 대졸 은행원을 돕는 꼴입니다. 버스 기사는 누구에서 표를 줄까요?

# 월가의 배신

민주당을 떠나 공화당을 지지하게 된 일부 월스트리트 인사들은 민주당의 젠더 이슈 등 사회적 논점에 초점이 맞춰진 점을 패인으로 지적합니다.

유명 투자자이자 과거 민주당 지지자였던 빌 애크먼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했습니다. 애크먼은 선거 전 엑스에 장문의 글을 올렸는데요.

애크먼은 민주당을 맹공격했습니다. 무려 33 개에 달하는 바이든 실정을 일일이 열거했습니다. 인플레, 규제 강화 등 거시 경제 실책만 언급한 게 아닙니다. 민주당의 아홉 번째 실책은 이겁니다.



“(9) 초등학생들에게 성별이란 유동적이며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청소년들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대한 장기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호르몬 차단제와 성전환 수술을 권장하며, 생물학적 남자아이들과 남성들이 여자/여성 스포츠에 참가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여학생들과 여성들이 마땅히 얻었어야 할 장학금과 상, 기타 기회들을 박탈하는 것”

애크먼이 꼴통 보수가 된 걸까요. 월가의 일부 엘리트들조차도 ‘정치적 올바름’, ‘깨어난 정신 바이러스’ 와 같은 추상적 가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딴 생각하지 말고, 인플레이션이나 잡아” 라고 소리치는 것 같습니다.


출처: 블록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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