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I 자동화가 바꾸는 금융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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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DeFi의 만남… deFAI 자동화가 바꾸는 금융의 미래
[블록미디어 박현재] 스마트폰이 금융 서비스를 혁신한 것처럼, AI가 디파이(DeFi)의 복잡성을 제거하고 대중화할 수 있을까? Decentralised.co을 통해 금융 시장에서 알고리즘과 자동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가운데, AI와 디파이의 융합이 가져올 변화를 살펴본다.
디파이는 탈중앙화된 금융을 표방하지만,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다. 사용자는 다양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해해야 하고, 스마트 계약과 지갑 관리를 익혀야 한다. 더구나 규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 이 때문에 디파이의 전체 거래량은 중앙화 거래소(CEX)의 10~20% 수준에 머무른다.
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AI 기반 인터페이스는 디파이를 보다 직관적으로 만들고, 사용자가 복잡한 금융 상품을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 트레이딩 봇, 자동화된 투자 전략, 음성·텍스트 기반 거래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 시장에서 알고리즘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대표적인 사례로 짐 사이먼스(Jim Simons)가 설립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Renaissance Technologies)가 있다. 이 회사의 대표 펀드인 메달리온(Medallion)은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39%의 복리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전 세계 외환 시장의 75% 이상이 알고리즘을 통해 거래된다. 이는 AI 기반 자동화가 금융 거래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디파이는 아직 자동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30년 이상 발전해 온 전통 금융과 달리, 디파이는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20년 디파이 붐을 촉발한 것은 컴파운드(Compound)의 유동성 채굴 프로그램이었다. 이후 △Aave △Yearn Finance △자동화된 수익 최적화 프로토콜 등이 등장하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익 창출이 복잡했고,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들은 쉽게 손실을 봤다.
AI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머신러닝과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하면 사용자의 투자 성향을 분석해 최적의 투자 전략을 제안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가 스마트 계약을 실행하고, 복잡한 트랜잭션을 자동으로 처리해 사용자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HeyAnon과 같은 AI 기반 디파이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직접 컨트랙트 주소를 찾을 필요 없이, 자연어로 명령하면 자동으로 스왑 및 브리징을 실행한다. AI가 디파이를 중앙화 거래소 수준의 편의성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2024년 3분기 기준, 전 세계 펀드 운용 규모(AUM)는 80조 달러를 넘었다. 반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ETF의 운용 자산은 1500억 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이 수치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자산 관리를 직접 하기보다는, 전문적인 금융 서비스를 선호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재 CEX는 DEX보다 5배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디파이의 복잡성 때문이며, AI가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디파이와 AI의 결합, 즉 ‘DeFAI’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사용자가 AI 에이전트를 통해 간단한 대화를 나누면서 자동으로 투자 전략을 실행하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
그러나 현재 AI 기반 디파이 플랫폼들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표적인 AI 트레이딩 에이전트인 AIXBT의 성과를 분석해 보면, AI가 제공하는 투자 기회 중 39%만이 실제 수익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가 데이터를 처리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데 강점을 보이지만, 인간의 판단력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AI의 실행 역량도 과제다. 예를 들어, Orbit이라는 AI 트레이딩 봇은 특정 코인을 추천했지만, 정작 관련 데이터를 불러오는 데 실패했다. 이는 AI가 실시간 거래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여전히 한계를 보인다는 점을 의미한다.
AI가 디파이를 단순히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복잡성을 해소하고 투자 결정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은 “기계는 특정 작업에서는 인간보다 우월할 수 있지만, 이를 조합해야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AI가 디파이에서 차별화된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접근 방식이다.
향후 디파이 시장에서는 △거래 실행 △시장 분석 △리스크 관리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들이 협업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AI 기반 디파이 플랫폼들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금융 시장에서 정보 분석과 실행 전략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로빈후드(Robinhood)는 2020년 팬데믹 기간 동안 300만 명 이상의 신규 사용자를 유치하며, 주식 거래를 대중화하는 데 성공했다. 디파이도 같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DeFAI는 디파이의 높은 진입장벽을 낮추고,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AI 기술이 완벽하지 않으며,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AI가 디파이를 대중화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중앙화된 금융 구조를 만들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시장 참여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출처: 블록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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