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톤 코인’, 창업자 체포에 급락..전망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발행한 가상자산 ‘톤 코인(TON)’이 반등장에서 홀로 20% 폭락했다.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프랑스 공항에서 체포된 영향이다. 톤코인이 비상장 주식인 텔레그램의 사실상 주식 역할을 해오면서 오너리스크에 더 취약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톤 코인은 전날 오후 5시 코인마켓캡 기준 전주 대비 17.03% 하락한 5.64달러에 거래됐다.
이번 하락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발생했다. 당시 톤 코인은 5.23달러까지 떨어지며 직전 가격대인 6.81달러 대비 23% 폭락했다. 올해 최고가인 8.24달러와 비교하면 36% 빠진 수치다.
특히 이날 폭락은 전체 시장 방향성을 역행한 움직임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대부분 가상자산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이후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다. 변동성이 큰 밈코인 등 일부 알트코인은 같은 기간 10% 넘는 상승 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다음 달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한 효과다. 금리인하 기대감은 가상자산 시장 대표 호재다.
시가총액 9위의 메이저(주요) 가상자산 톤코인이 호재를 홀로 튕겨낸 것은 그보다 큰 악재가 발생한 탓이다. 바로 오너리스크다. CEO 혹은 기존 브랜드 리더쉽으로 유명해진 가상자산은 오너리스크 같은 특정 악재에 취약한 경향이 있다.
실제로 톤코인은 두로프 CEO 체포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락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전용기를 타고 수배 상태인 프랑스를 방문했다가 파리 교외의 공항에서 체포됐다.
프랑스 경찰은 두로프에게 텔레그램 측이 사기·마약 밀매·사이버폭력·테러 조장 등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리스크가 최근 톤 코인 상승세를 제한할지 주목된다. 톤 코인은 지난 14일 텔레그램 출시 11주년을 맞아 톤 블록체인 기반 밈코인 도그스(DOGS)를 발행하는 등 상승 모멘텀을 쌓아왔다.
더톤리포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X를 통해 “텔레그램과 밀접하게 연동된 톤 블록체인은 강력한 시장 심리를 바탕으로 견고한 상승 모멘텀을 쌓아가고 있다”며 “도그스의 거래소 상장 소식은 톤 수요 증가에도 기여했다. 이에 따라 거래량, 총예치액(TVL), 10만달러 이상 대규모 온체인 트랜잭션 수 등 주요 지표들이 의미 있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톤 코인 커뮤니티는 파벨 CEO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톤 커뮤니티는 24일(현지시간) 공식 입장을 통해 “어려운 시기지만 파벨 두로프 곁에 서 있을 것”이라며 “그는 개방적이고 탈중앙화된 인터넷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수백만명에게 계속 영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두로프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톤을 매수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 밈랜드는 26일(현지시간) X를 통해 “밈랜드 팀은 100만달러 상당 톤 코인을 매수했다”며 “이는 두로프 석방까지 팔지 않고 보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그라체프 DWF랩스 설립자도 같은날 X를 통해 “두로프의 석방을 지지하는 의미로 전날 밤 톤 코인 50만개를 매수했다”고 말했다.
앞서 저스틴 선 트론 설립자 또한 두로프 석방을 위한 탈중앙화자율조직(DAO)를 설립해야 한다며 100만달러 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도지코인 아버지라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두로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표명한 상태다.
한편 프랑스 당국은 현지시간으로 26일 두로프 체포와 관련한 공식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