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정부의 X차단 첫 날 국민들 “세계와 단절된 느낌 “- AP
[상파울루 (브라질)= AP/ 뉴시스] 차미례 기자 = 브라질 전역에서 31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전 트위터)의 서비스가 결국 중단 되자 이용자들과 정치인들이 이 금지령을 두고 적법 여부에 관해 논란을 벌이고 있다.
AP 취재 결과 많은 브라질 국민들은 이 날 X의 불통으로 다른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과 함께 이번 조치에 대해 의구심과 불신을 표하고 있다.
브라질의 통신 규제 기관인 아나텔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에 엑스에 대한 사용자의 접근을 차단하라고 지시했고, 업체들은 이날 오전 0시부터 차단을 시작했다.
알렉상드르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은 전날 브라질 전역에서 엑스의 사용을 차단하도록 명령했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 28일 엑스가 24시간 내로 법률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고 명령했는데, 엑스가 이를 따르지 않자 서비스 중단을 명령한 것이다.
토요일인 31일 부터 일론 머스크 소유의 이 소셜 미디어는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양쪽에서 모두 접근이 되지 않고 있다.
일론 머스크 X 대표는 X의 세계 최대 시장이며 수 천 만명의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브라질에서 모라이스 대법관과 언론의 자유, 극우 계정과 가짜 뉴스의 전달 등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해 오다가 지금은 본격적인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X를 주로 사용해오던 엔터테인먼트 작가 치코 바니는 인스타그램과 연계된 스레드 계정에 글을 올려 ” 지금 당장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수 없는 느낌이 든다”고 X차단의 불편을 호소했다.
스레드는 페이스북의 문자 서비스를 기반으로 발굴된 앱이다. 그는 ” 스레드의 알고리즘은 마치 무엇이든 다 파는 식당에가서 내가 주문하지도 않은 음식을 웨이터가 끝없이 가져다 주는 , 그런 느낌이든다”고 불평했다.
지난 해에 X를 비롯한 기성 플랫폼들의 대안으로 출시된 블루 스카이에는 지난 이틀 동안 엄청난 수의 브라질인들이 갑자기 밀려들어왔다.
이 회사는 30일 약 20만 명의 브라질 신규 이용자가 동록을 마쳤으며 그 숫자는 매분 매초 계속 폭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루 스카이는 등록 회원 뿐 아니라 팔로워나 좋아요를 누르는 등의 활동에도 브라질국적의 이용자 수가 신기록을 세웠다고 말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 이용자들도 브라질 유저들을 자기네 사이트로 초대하고 있다. ” 브라질의 거의 모든 여러분! 우리가 트위터 보다는 훨씬 친절한 곳입니다”라고 쓴 유저도 있다.
브라질인들의 소셜 미디어 유목민 증상은 유명하다. 전에도 구글 소유의 소셜 미디어 오르컷에 대대적으로 몰렸다가 이에 실망한 뒤 다른 플랫폼으로 기꺼이 몰려가기도 했다.
X는 브라질에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만큼 인기는 없지만 여전히 정치토론을 좋아하는 브라질인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영향력이 있는 정치가, 언론인 등 오피니어 메이커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어 주목도가 높은 플랫폼이다.
또한 기성의 TV 영화나 드라마의 밈을 만들어 퍼뜨리는 사람들도 X를 즐겨 사용해서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여러 명의 브라질인들이 함께 테마송을 만들어 텔레노바의 한 드라마 줄거리를 조롱하기도 했다.
엑스의 서비스 중단에 인기 스타들과 그들의 팬덤 역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고 되었다.
모라이스 판사는 X가 자기 명령들을 준수할 때까지 중단을 계속할 것이며 그 동안 이에 접속하는 법인이나 개인에게도 매일 5만 (8900달러. )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법률전문가들은 이 결정의 법적 근거를 의심하고 있고 시행 방법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독재주의적인 판결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브라질 법원협회는 30일 성명을 발표, 대법원에 이 벌금 부과에 대한 부분은 재검토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 협회는 접근 금지가 너무 급히 간단하게 이뤄졌고 대상 업체와 사용자의 방어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30일 조사 결과 수 백명의 브라질 유저들은 법원 명령을 피하기 위해 가상사설망(VPN) 설치 등 우회경로로 X에 접속을 시작했으며 이는 외국에서 로그인 한 것 처럼 보여 브라질 내부의 법정 명령을 회피하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절친인 우파 국회의원 니콜라스 페레이라는 X가 폐쇄되기 직전에 올린 글에서 “브라질의 폭군들이 또 코미디 독재 정치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언론의 자유를 무시하는 자들에게는 투표하지 말라는 조지 오웰의 경고가 맞았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는 거기에 대한 답글에다 “100% 찬성”을 표시했다.
출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