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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돈 움직인다…예금 헐고 마통 받아 美 주식·코인


이달 5대 은행서 요구불예금 10조·적금 7천900억↓…마통은 7천500억↑
美 주식 보관액 1천억달러대…코인 거래도 ‘과열’


은행 예금에 묶여 있던 개인 자금이 대거 투자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미국 주식 선호가 두드러진다.

‘트럼프 테마’를 타고 역대급 호황인 가상자산 시장도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 매력 줄어든 예·적금서 자금 이탈…업비트 이체 주목

은행 예금에서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4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총 587조6천455억원으로, 지난달 31일(597조7천543억원)보다 1.7% 줄었다.

요구불예금은 저축성예금보다 이자율이 크게 낮은 대신 입출금이 자유롭다. 통상 은행에 묶인 대기성 자금 규모를 가늠할 때 그 잔액 증감을 본다.

이 예금 잔액이 불과 10영업일 만에 10조원 넘게 급감한 것은 그만큼 은행 예금주들이 적극적으로 돈을 인출해 투자에 나섰다는 의미다.

은행 적금을 깨고 빚을 내 급전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5대 은행의 적금 잔액은 지난달 31일 총 38조9천176억원에서 이달 14일 38조1천305억원으로 7천871억원(2.0%) 줄어 요구불예금보다 감소율이 높았다.

이들 은행의 1년 만기 정액 적립식 적금 금리가 평균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대체 자산의 투자 매력도가 더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반대로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총 38조8천657억원에서 39조6천179억원으로 7천523억원(1.9%) 늘었다.

그동안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국내외 증시나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일시적으로 늘었다 다시 줄어드는 경향을 보여왔다.

은행 관계자는 “이달 들어 개인 고객의 유동성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은행에서는 케이뱅크로 뭉칫돈이 이체된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 중인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이밖에 기업들의 재무 관리 강화도 요구불예금 감소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연말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 차입금을 상환하고 있다”며 “요구불예금에서 머니마켓펀드(MMF), 초단기 정기예금, 채권형 펀드 등으로 돈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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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주식·코인에 몰리는 돈… “투자 패러다임 전환기”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 규모가 엿새째 1천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4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1천억7천900만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미 대선 직후인 지난 7일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었고, 11일 1천35억1천만달러로 역대 최고액을 경신한 뒤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매우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들어 14일까지 국내 투자자가 해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F(SOXL)로, 순매수 규모가 2억7천500만달러에 달했다.

국내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1일 50조5천866억원에서 이달 6일 49조8천900억원으로 줄었다가 14일 52조9천552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미 대선 당일부터 ‘트럼프 트레이드’가 뚜렷해지자 자금이 이탈했고,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저가 매수세가 돌아온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은 모처럼 ‘불장’을 누리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전날 오후 6시 기준 24시간 거래 규모는 15조원대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세계 5위 수준이자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 한 곳의 하루 거래액이 25조원에 달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1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3일 미국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9만3천482달러, 업비트에서 1억3천104만1천원으로 각각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현재 소폭 하락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이지만 수익이 낮은 예금보다 고수익 기대가 가능한 상품 선호가 고조됐다”며 “아울러 장기간 이어진 국내 금융시장 수익률 부진이 고수익 확보를 위한 해외 투자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들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자산 이동이 빨라졌다”며 “이런 흐름이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 더 분명해지면서 투자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은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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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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