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휴전 협상 기대감에 유가 하락…WTI 1.93%↓
[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뉴욕유가가 2% 가까이 하락하며 한 주의 거래를 마무리했다. 가자지구 전쟁을 둘러싼 휴전 협상이 진행되면서 중동 긴장이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유가를 눌렀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51달러(1.93%) 하락한 배럴당 76.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36달러(1.68%) 밀린 배럴당 79.68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하락으로 WTI 가격은 이번 주 주간 수익률이 마이너스(-) 0.25%를 기록하게 됐다. 주 초반 4% 넘게 급등하며 강하게 출발했던 유가는 미국 경기침체 공포가 누그러졌음에도 중동의 군사적 갈등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자 매도 우위를 형성했다.
이번 주 하락으로 WTI 가격은 지난 6주 가운데 5주를 하락으로 마감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이틀간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이날 마무리됐다.
미국은 중재국인 이집트·카타르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협상은 건설적인 논의였다며 남은 이견을 해소하는 휴전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전쟁의 당사자들인 이스라엘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아예 이번 협상에 참석하지 않았다. 협상 결렬은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휴전 협상은 결렬됐음에도 관계국들은 협상의 불씨를 계속 살려 나가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재국들은 다음 주 후반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협상 결렬 후 “가자 휴전이 가장 가까이 접근했다”고 강조했고 미국 당국자도 “다음 주 휴전에 합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을 보탰다.
전쟁 관계국들이 휴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함에 따라 원유 시장도 긴장 완화에 초점을 맞추며 매도 우위로 대응했다.
TD증권의 다니엘 갈리 선임 상품 전략가는 “위험 프리미엄이 에너지 시장에서 다시 한번 빠져나간 것 같다”며 “주말을 앞두고 트레이더들이 지정학적 공격의 위험을 이상하리만치 무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도 상시로 유가에 하방 압력을 넣는 재료다.
프라이스퓨쳐스그룹의 필 플린 수석 시장 분석가는 “글로벌 원유 수요 성장세가 당초 일부 사람들이 생각한 만큼 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