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vs 트럼프, 물가 대책 선명한 차이… “식료품 바가지 기업 철퇴” vs 트럼프 “시추 늘려 유가↓”
인플레이션 대책 비롯한 경제정책 공약서 두 후보 선명한 차이
수혜 대상 다르나 선거 앞두고 둘 다 포퓰리즘 공약 포함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이 경제정책을 잇달아 발표한 가운데, 예상대로 선명한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과 16일 각각 대선 경합주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자신의 경제 공약의 골자를 밝혔다.
인플레이션 대책 등에서 선명한 차이를 보인 반면 선심성 감세 공약 등 포퓰리즘적 요소는 공통적으로 포함돼 있었다.
◇해리스 “식료품값 올리는 기업들 가만 안둬” vs 트럼프 “바이든의 친환경 에너지정책 뒤집어 유가 인하 이끌겠다”
우선 두 사람은 미국 유권자들 살림살이의 최대 난제인 인플레이션 해결책을 두고 상반된 길을 택했다.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석유와 가스 자원을 더 적극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전기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비용을 절반 이상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위기 경각심에 기반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과 전기차 중시 기조에서의 이탈을 예고하는 방안이었다.
또 임기 첫 100일 안에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할 것을 내각에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택 가격을 내리기 위해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대기업, 특히 식료품 분야 ‘대기업 때리기’를 통한 장바구니 물가 안정화 대책을 제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식료품 바가지 가격을 연방 차원에서 금지할 것”이라면서 “대기업이 소비자들을 불공정하게 착취해 폭리를 취할 경우 새로운 규제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규정을 어기는 기업들을 수사해 처벌할 권한을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주(州) 법무장관에 부여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의 공급망 위기가 완화했고, 전체 물가상승률도 큰 틀에서 하향 곡선을 그리는 상황에서 유독 유권자들의 일상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장바구니 물가’를 계속 높게 유지함으로써 고수익을 챙겨가는 대기업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경고였다.
또 급상승한 주택 가격 문제는 4년간 주택 300만호가 새로 공급되도록 하는 공급 측면의 대책과 함께,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세제 혜택, 계약금 용도의 2만5천달러(약 3천400만원) 지원안 등 소비자 지원책들도 제시했다.
그와 더불어 대기업 임대업자들이 공모해 월세를 과도하게 올리는 행위를 차단하기로 했다.
◇선거 앞둔 선심성 감세 공약 난무…트럼프의 ‘보편 감세’ vs 해리스의 ‘중산층 이하 감세’
아울러 두 후보는 세금 정책에서 공화당 전통의 ‘감세'(트럼프)와 민주당 전통의 ‘부자 증세'(해리스)를 기본으로 하되, 표심을 의식한 듯 포퓰리즘 냄새가 나는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감세 공약의 경우 해리스가 중산층 이하로 수혜 대상을 대체로 제한한 반면 트럼프는 ‘노인 감세’ 공약에서 보듯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특정 연령층이나 특정 수입원에 대한 보편적 감세 기조를 보였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를 3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증세’ 언급이 가져올 역풍을 의식한 듯 구체적인 방안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부유층과 기업들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 정책이 재정 적자 심화로 연결됐다고 비판함으로써 자신은 ‘부자 증세’로 나아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와 동시에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인 수백만 명의 의료 채무를 탕감하고 중산층 가정에 자녀 1명당 3천600달러(약 490만원)의 세액공제를, 자녀를 출산하면 그해 6천달러(약 814만원)의 신생아 세액공제를 각각 제공할 계획도 밝혔다.
CNN은 해리스 부통령의 중산층 이하 감세 공약이 시행될 경우 1억 명 이상의 미국인이 세금 감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1기 때인 2017년 직접 서명한 개인 소득세 감면안을 연장하고 사회보장 혜택과 팁 수입에 부과하는 연방 차원의 소득세를 폐지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노인들에 대한 감세를 약속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