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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실크로드’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 사면…11년 만의 자유

리버테리언과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상징적 인물, 종신형에서 해방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월 21일, 다크웹 플랫폼 ‘실크로드’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에 대한 전면 사면을 단행했다. 울브리히트는 마약 밀매, 인터넷 기반 불법 거래 운영 등 7개 혐의로 2015년 종신형을 선고 받고 11년간 복역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리버테리언 운동과 로스의 어머니 린 울브리히트를 기리며, 로스를 전면 사면하는 데 기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울브리히트를 유죄로 만든 검찰은 정부를 무기로 삼아 나를 공격했던 자들”이라며 정치적 탄압을 암시했다.

#로스 울브리히트, 누구인가?

로스 울브리히트 출처: https://freeross.org/
로스 울브리히트는 미국 출신의 엔지니어이자 경제학자로, 다크웹 기반 온라인 플랫폼 ‘실크로드(Silk Road)’의 창립자다. 2011년 실크로드를 설립한 그는 암호화폐 비트코인과 익명성 보장 기술인 토르(Tor)를 활용해 자유롭고 규제가 없는 시장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리버테리언 철학에 깊이 영향을 받은 그는 정부의 개입 없이 운영되는 시장의 가능성을 실크로드라는 플랫폼을 통해 구현하려 했다.

#왜 체포됐나?
울브리히트는 2013년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에서 체포됐다. 당시 그는 노트북에 실크로드 관리자 계정을 로그인한 상태였다. 실크로드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토르(Tor) 네트워크와 비트코인을 활용해 △마약 △위조 신분증 △해킹 도구 △자금 세탁 서비스 등을 중개하는 거래소로, 수년간 수백만 달러 규모의 불법 거래를 중개했다.

2015년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마약 밀매 △자금 세탁 △컴퓨터 해킹 공모 △조직적 범죄 기업 운영(일명 ‘킹핀 법’) 등 7개 혐의로 울브리히트에게 두 건의 종신형과 추가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이 형량은 검찰이 요청한 20년 이상의 형량보다도 훨씬 무거운 판결이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실크로드가 유통한 마약으로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울브리히트 측은 직접 마약을 판매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으며, 단지 플랫폼을 운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재판에서는 울브리히트가 사이트를 운영하며 거래 수수료를 수익으로 얻었다는 점, 그리고 블록체인 데이터를 통해 그의 비트코인 거래 기록이 확인됐다는 점 등이 유죄 판결의 주요 증거로 사용됐다.

# 논란의 ‘살인 청부’ 혐의
울브리히트의 사건은 ‘살인 청부’ 논란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검찰은 울브리히트가 자신의 플랫폼과 운영을 위협하는 인물 6명을 살인 청부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 1건은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의 함정수사로 드러났고, 나머지 5건은 허위로 밝혀졌다. 울브리히트는 이에 대해 별도 기소되었으나, 종신형 선고 이후 이 사건은 취하됐다.

이러한 폭력 혐의는 2020년 트럼프 행정부가 울브리히트의 사면을 검토하다 철회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리버테리언 및 암호화폐 커뮤니티와의 유대 강화를 위해 그의 사면을 추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리버테리언 운동과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상징
울브리히트는 실크로드를 “정부 규제 없는 자유시장”이라는 리버테리언 철학의 실험장으로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지지자들은 울브리히트를 “폭력을 행사하지 않은 비폭력적 범죄자”로 간주하며 과도한 형량을 비판해왔다. 이들은 실크로드가 마약 거래의 물리적 위험을 줄였고,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실제 ‘Free Ross’ 운동은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그의 석방을 요구해왔으며, 여러 청원과 로비 활동을 통해 정치권에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리버테리언당 전당대회에서 울브리히트의 사면을 약속하며 리버테리언 지지층의 지지를 확보했다.

# 사면 이후의 논란과 전망
울브리히트의 석방은 리버테리언 및 형사 사법 개혁 지지자들로부터 환영받았지만,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재판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자레드 델예기안 전 국토안보부 요원은 “울브리히트의 석방 자체는 문제없다”면서도 “그가 아무 잘못도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건의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사 사법 개혁 단체 ‘테이킹 액션 포 굿(Taking Action for Good)’의 CEO 앨리스 존슨은 “울브리히트는 초범이고 비폭력적 범죄자이며,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그의 사면이 “과도한 형량을 받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울브리히트가 사면 이후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사면은 암호화폐와 리버테리언 커뮤니티 내에서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Free_Ross 계정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로스의 생명을 구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