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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아메리카…연준 금리인하 가로막는 ‘고소득층 소비’


[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투자 책임자 릭 라이더는 경제학 교과서에 없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만 물가를 잡을 수 있다.”


라이더의 논리는 이겁니다.


“연준이 고금리를 유지하면서, 돈 많은 자산가, 은퇴자들이 높은 투자 수익을 올린다. 고금리 상품에서 엄청난 이득을 본다. 이들이 고가의 서비스 상품에 돈을 펑펑 쓴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는다.”


차라리 연준이 금리를 내리고, 자산가들의 수익을 낮춤으로써 소비 성향을 떨어뜨려야 한다는 겁니다.


지난 7일 발표된 미국의 5월 고용 지표에서도 유사한 증상이 발견됩니다. 일자기 자체는 27만2000 개 증가했습니다. 서비스 업종, 특히 레저, 헬스케어, 접객 부문에서는 4만2000 개가 증가했습니다. 음식 서비스에서 2만4600 개, 오락, 레크리에이션에서 1만200개.


돈 많은 자산가와 은퇴자들을 고객으로 하는 서비스업은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안달입니다. 제조업 일자리요? 2만5000 개 늘었습니다. 서비스 업종의 절반입니다.


“18달러 짜리 햄버거 세트는 사지 않아요. 그러나 호화 크루즈 여행 상품은 불티나게 팔립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식품업체 캠벨사는 최근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 홀딩스(Norwegian Cruise Line Holdings)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크 켐파(Mark Kempa)는 “소비자들은 강력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고객들은 특히 강력하다”고 말했습니다.


크루즈 승객들은 대개 평균 이상의 가계 소득을 가지고 있는 부자들입니다.


어쨌든 부자들이 돈을 쓰면 저소득층도 일자리가 생겨서 좋지 않냐구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역사적으로도 낮은 4%입니다. 625전쟁(미국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최저입니다. 그런데 20~24세 청년 실업률은 1년 전 6.3%에서 7.9%로 올라갔습니다. 기업들의 구인건수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은퇴한 자산가, 부자들의 소비를 맞춰주기 위한 산업, 일자리는 호황인데, 미국의 평균적인 일자리, 청년 일자리, 제조업 일자리는 점점 위축되고 있는 겁니다.


일반적인 미국인들은 18 달러하는 맥도널드 콤보 세트 주문도 주저주저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연준 역시 금리 인하를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시 경제 지표가 내는 신호 자체는 청색인데, 세부적으로 따지고 보면 적색등이 깜박거리고 있는 겁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로 돌아가보죠. 연준은 제로 금리 정책을 씁니다. 이때 집이 있고, 예금이 있고, 자동차가 있는 은퇴자와 자산가들은 모기지 리파이낸싱으로 현금을 두둑히 쌓았습니다. 지금도 이들은 낮은 이자를 냅니다.


예금으로 산 주식은 대박을 냈고, 연준의 고금리 정책 전환 이후 나온 예금상품이나, 채권에서도 쏠쏠하게 수익이 나옵니다. 미국 가계의 금융 투자 소득은 사상 최고입니다.


상위 소득층은 소비에 자신감 있습니다. 고가의 서비스 상품에 돈을 씁니다. 반면 새롭게 집을 사야하는 신혼부부,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하는 사회 초년병, 저소독층은 일상적인 소비에도 압박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정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누구인가요? 연준은 과연 누구를 위해 통화정책을 써야할까요?


출처: 블록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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