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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부의 분배구조 바꾼다…초기 채택자가 막대한 이익 향유”–유럽중앙은행 보고서


[블록미디어 최창환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가 후발 주자 대비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 는 보고서를 내놨다.

해당 보고서를 통해 중앙은행들이 비트코인을 공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면, ECB가 비트코인 투자에 따른 ‘부의 효과’ 에 눈뜨기 시작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CB의 주장처럼 비트코인 투자를 일찍 시작할 수록 경제적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10월 12일 자로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비트코인의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전제로 초기 채택자와 후발 채택자 사이에 재산 규모, 소비력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 지를 측정한 시뮬레이션까지 담고 있다. 다음은 논문의 주요 내용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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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분배효과

비트코인 분배효과(The distributional consequences of Bitcoin) 논문은 “비트코인의 존재 자체가 사회 내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ECB 사무총장 울리히 빈드자일(Ulrich Bindseil)과 위르겐 샤프(Jürgen Schaaf) 2인 공저로 돼 있다.

논문은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는 2008년 비트코인을 전 세계적으로 더 나은 결제 수단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트코인은 결제 수단보다는 고수익을 약속하는 투자 자산으로서의 성격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의 가치 평가를 뒷받침할 경제적 기능에 대한 논의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비트코인의 가치

비트코인의 공정 가치를 계산하는 것은 전통적인 자산과는 달리 쉽지 않다.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은 수익 흐름을 기반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이와 같은 수익 흐름이 없어 전통적인 평가 방법을 적용하기 어렵다.

비트코인은 이자나 배당금, 생산성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할인된 현금 흐름(DCF) 모델이나 상대적 가치 평가 등의 방법으로는 정확한 가치를 산출하기 힘들다.

비트코인의 가치를 장기적인 상승 자산으로 보는 투자자들도 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자인 래리 핑크(블랙록 CEO)는 비트코인을 금과 유사한 투자 자산으로 비유하며, 비트코인이 수요에 의해 장기적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비트코인의 가치는 사용성보다는 투자 자산으로서의 가능성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비트코인을 단순히 희소성에 의존해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고 비판한다. 공급이 제한된 자산이 반드시 장기적인 가치 상승을 보장하지 않으며, 수요가 사라지면 비트코인의 가치는 0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 정치적 논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은 더 이상 경제적 가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미래는 규제 환경과 정치적 영향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각국의 비트코인 규제는 광범위하게 다르며,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ETF와 선물 상품이 허가되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채굴과 거래가 금지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정치적 영향을 통해 비트코인의 가격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비트코인과 관련된 규제 논쟁이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했다. 공화당은 비트코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려는 입장을 보였고, 민주당 역시 일정 부분 비트코인 산업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정치 후원금을 통해 이 같은 논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많은 광고비를 지출해 비트코인 친화적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향후 가격은 정치적 요인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다. 트럼프가 승리하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8만~9만 달러, 해리스가 승리하면 3만~4만 달러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등장했다.

# 초기 채택자 막대한 이익 향유

논문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비트코인의 급격한 가격 상승을 일시적 거품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결국 터질 것이라고 경고한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그러나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고 가정하고, 부의 효과, 부의 재분배 효과를 중심으로 일어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했다. 논문은 “경제적 생산성 증가에 기여하지 않는 비트코인의 가치 상승이 초래하는 결과는 (가치의) 재분배적 성격을 띠게 된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의 가격이 계속 오르면, 이를 초기부터 보유한 사람들은 소비력을 늘릴 수 있지만, 그로 인해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거나 늦게 진입한 사람들의 소비력은 감소하게 된다는 것.

# 비트코인 투자 효과 시뮬레이션

논문은 비트코인의 분배적 효과(distribution effect)를 설명하는 시뮬레이션과 그 결과 그래프들을 담고 있다. 초기 비트코인 보유자(Early Birds)와 후발 비트코인 보유자(Latecomers) 간의 자산, 소비, 그리고 비트코인 보유량의 변화를 보여준다.

1. 실물 자산(real wealth) 분배 그래프 (Figure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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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는 초기 보유자와 후발 보유자 간의 실물 자산(부동산, 주식 등) 분배 비율의 변화를 보여준다.

초기 보유자들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을 통해 더 많은 실물 자산을 구매하게 된다. 반면 후발 보유자들은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해 실물 자산을 팔아야 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실물 자산을 잃게 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초기 보유자들이 더 많은 실물 자산을 보유하게 되어, 실물 자산의 분배는 초기 보유자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진다. 이로 인해 초기 보유자들은 경제적으로 더욱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2. 비트코인 자산의 분배 그래프 (Figures 7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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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그래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기 보유자와 후발 보유자 간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초기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처음에는 대부분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일부를 매도한다. 후발 보유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많은 비트코인을 구매하게 되고, 비트코인 보유량은 점차 균형을 이룬다.

이 과정에서 초기 보유자들은 비트코인을 매도하면서 더 많은 실물 자산을 축적하고 소비를 증가시키게 되고, 후발 보유자들은 비트코인 구매를 위해 기존 자산을 처분하거나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이는 비트코인의 자산 분배는 평등해질지라도, 실물 자산과 소비 측면에서는 초기 보유자들이 계속해서 유리한 상황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소비 분배 그래프 (Figure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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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는 초기 보유자와 후발 보유자의 소비 비율 변화를 보여준다.

초기 보유자들은 비트코인을 매도하면서 그 자금으로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기 보유자들의 소비는 계속해서 증가한다. 후발 보유자들은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해 기존 자산을 처분하거나 소비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이들의 소비는 점차 감소한다.

초기 보유자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자산과 소비 기회를 얻게 되지만, 후발 보유자들은 그 반대로 소비가 줄어들며 경제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논문의 이중성…비트코인 공격을 위한 빌미? 더 일찍 시작할 수록 더 유리?

논문은 “비트코인의 장기적인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과 늦게 투자한 사람들을 점차 빈곤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비트코인의 재분배 효과가 단순히 거래 타이밍의 실패나 비트코인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비트코인의 존재 자체가 사회 내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텍사스 비트코인 재단 이사(Tuur Demeester)는 “당국이 비트코인에 가혹한 세금이나 금지조치를 취하기 위한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보듯이, 비트코인 투자를 일찍 시작할 수록 경제적 이익이 커진다면, 비트코인 투자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역설적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ECB가 해당 논문에서 노리는 것이 규제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논문이 담고 있는 숨은 뜻은 비트코인 투자를 서두르라고 종용하는 것과 같다.


출처: 블록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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