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업그레이드도 못 구한 ‘이더리움’
[블록미디어 이우호 기자] 이더리움이 2년 전 ‘머지(Merge)’ 업그레이드 이후 상승률이 비트코인에 비해 눈에 띄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지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 방식을 기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작업증명과 지분증명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합의 메커니즘을 뜻하는 용어다. 전문가들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활동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 비트코인 대비 저조한 성과, 시장 실망감 뚜렷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머지 업그레이드 이후 지난 12일까지 약 60%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194%가량 올라 세 배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 특히 최근 이더리움이 부진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대비 이더리움의 가격 비율은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가격비율이 낮아질 수록 이더리움 가치가 비트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다. 머지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의 가격 회복은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낮아진 활동량과 거래 수요 감소가 가격 상승에 제약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작업증명의 방식의 변화가 네트워크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는 이더리움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네트워크 활동 감소, 주요 원인으로 지목
업계는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 트랜잭션과 스마트 컨트랙트 수가 줄어들면서, 시장에서 ETH 수요가 감소했다고 보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활동이 감소하면서 트랜잭션 볼륨과 스마트 계약 사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공급량을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9월 현재 이더리움 공급량은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더블록은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및 NFT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실제 거래량과 사용자 활동이 감소하면서 시장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 수수료, 속도도 문제… 실용적 기술 적용이 관건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이 이같은 네트워크 활동 감소를 해결하지 못하면 비트코인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크립토퀀트는 “이더리움은 기술적 발전에 성공했지만, 실제 네트워크 사용자의 증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높은 수수료와 처리 속도 문제는 이더리움의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사용 사례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 교수는 “이더리움은 머지 이후 에너지 효율성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 실용적인 혁신이 부족하다”고 말하며, “향후 몇 년간 이더리움이 네트워크 성능을 개선하고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얼마나 성공하느냐가 시세 회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