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비트코인 채굴로 BRICS 결속 다지기…미국 중심 구조에 도전장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러시아가 BRICS 국가들과 협력해 비트코인 채굴 및 AI 컴퓨팅 시설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비트코인 채굴을 추진하는 다른 국가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 모스크바에서 열린 BRICS 비즈니스 포럼에서 러시아 국부펀드는 러시아 데이터 센터 운영사인 비트리버(BitRiver)와 협력해 BRICS 국가들을 위한 비트코인 채굴 및 AI 컴퓨팅 시설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브릭스는 원래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구성된 주요 신흥 경제국 그룹이었으나, 2024년부터 이집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확대됐다. 현 시점에서 이들의 총 국내총생산(GDP)은 미국, 일본, 독일이 주도하는 G7 국가들을 능가한다.
러시아의 이번 프로젝트는 브릭스 국가간 비트코인 무역 결제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마이닝 솔루션스 창립자 니코 스미드는 “이번 정책으로 엘살바도르, 부탄, 에티오피아 등 다른 국가도 공동으로 유휴 에너지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방식이 확산될 수 있다”며 “게임이론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BRICS, 비트코인 활용으로 달러 의존 탈피 모색
매슈 시겔 반에크 디지털 자산 책임자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재정 정책을 우회할 방안을 찾는 국가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 아랍에미리트 등은 비트코인 채굴에 국가 자원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시랩스 마이닝의 창립자 알렌 마흐메토프는 러시아의 비트코인 채굴 및 AI 계획이 지정학적 우위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들 지역의 제한된 IT 인프라를 고려할 때, 러시아는 영향력을 확장할 기회를 보고 있다”며 “이것은 BRICS 내 결속을 강화하려는 러시아의 외교 정책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이러한 계획은 네트워크 해시레이트의 상당 부분이 미국에 집중된 상황에서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니코 스미드는 “채굴 환경이 더 저렴한 지역에서는 기존의 구형 채굴 장비도 경제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채굴 금지 해제, 러시아의 과제
러시아는 11월 1일 비트코인 채굴 금지를 해제할 예정이지만, 규제 또한 강화된다. 모든 비트코인 채굴업체는 러시아 연방세무청에 등록하고 채굴 기기 모델과 지갑 주소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
러시아의 채굴 환경이 유리한 것도 아니다. 러시아는 최근 전기 비용 상승과 루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채굴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마흐메토프는 “러시아는 더 이상 풍부하고 저렴한 수력 발전을 제공하는 국가가 아니다”며 전력 수요와 루블 가치 하락이 결합된 영향으로 전기 요금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비트코인 채굴에 나선다는 것은 새로운 무역 결제 대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으며 향후 비트코인 채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