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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정부, 환율 안정에 총력…주요기관 달러 수요 최대한 억제


국민연금 필요한 달러 외환당국이 공급…스와프 한도 650억달러로↑
국민연금 환헤지 비율도 10%로 높여…달러 매도 유도하는 효과
은행에도 “기업 외화 결제·대출 만기 탄력적으로 조정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율 김잔디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9일 1,450원을 넘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자, 정부가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모두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주로 국민연금과 금융기관 등 달러 수요가 많은 곳이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구하는 것을 잠시 미루도록 지원하거나 반대로 달러 매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들 기관의 달러 매입 수요가 줄어들면 그만큼 달러 값이 떨어져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외환 당국(한국은행·기획재정부)은 이날 국민연금공단과의 외환 스와프(FX Swap) 거래 한도를 650억달러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이달 말로 만료되는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계약 기한을 내년 말로 1년 연장하고, 한도도 기존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증액할 예정이다.

외환 당국·국민연금 외환 스와프 한도는 2022년 최초 계약 당시 100억달러였다가 이듬해 4월 350억달러, 지난해 6월 500억달러로 계속 늘었다.

외환 당국과 국민연금의 외환 스와프 계약은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매입 등을 위해 달러가 필요할 때 외환 당국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를 먼저 공급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구조다.

국민연금이 필요한 달러를 현물환 시장에서 대거 사들이면 결국 달러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데, 대신 외환 당국에서 달러를 구하면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도, 당장 시장에서 비싼 달러를 사지 않아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스와프가 이뤄지는 시점에 국민연금이 1달러당 1.400원에 달러를 가져갔다가 이후 원/달러 환율이 1,300원으로 떨어지면 국민연금은 그 시점에 1,300원에 달러를 사서 외환 당국에 돌려주면 된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와 관련해 “스와프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거래금액만큼 줄어들지만, 만기에 자금이 전액 환원되는 만큼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도 이날 회의를 열어 해외투자 환(換)헤지(위험분산) 비율을 최고 10%까지 올리는 조치의 기한을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한다는 것은 자체 판단에 따라 정해놓은 일정 기준보다 원/달러 환율 수준이 높을 경우, 보유한 해외자산의 일부를 선물환을 통해 매도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이 1,400원 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면, 해외자산의 일부를 1,400원에 미리 팔아 놓는다. 실제로 이후 달러가 1,300원으로 떨어지면 국민연금은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이날 기금위의 의결은 전체 해외 자산 가운데 이런 방식으로 헤지 할 수 있는 자산의 비율을 10%까지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내년까지 더 운영하겠다는 얘기다.

국민연금의 달러 매도 길을 넓히는 것으로, 역시 달러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

이날 금융당국이 내놓은 대책들도 “외환시장에서 기업.금융기관의 달러 수요를 미루거나 억제해달라”는 의미에서 비슷한 맥락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9일 은행들에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 우려를 고려해 기업들의 외화 결제와 대출 만기의 탄력적 조정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업금융상황 점검회의에 참석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에 이같이 요청했다고 금융위가 밝혔다.

기업이 원재료를 매입하기 위해 수입신용장을 개설한 경우 개설은행이 수출업자(은행)에게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기업은 일정 기간 후 은행에 결제 의무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기업은 결제일이 돌아오면 결제의무에 따른 외화 매입 수요가 발생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외화결제와 외화대출의 만기가 조정되면 기업은 연말 높아진 환율로 외화를 마련할 필요가 없어져 부담이 줄어들고, 외환시장의 수급부담 완화와 환율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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