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가능성↑…증권가 “증시 불확실성 커져”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미국 대선이 보름 앞으로 다가오며 금융투자업계에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초박빙 승부를 펼쳐온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앞설 가능성이 커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블록체인 기반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한국시간 21일 오전 10시20분 현재 해리스 당선 가능성은 39.4%, 트럼프 당선 가능성은 60.5%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당선에 따른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달러 강세,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위험 확대,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위축과 인플레이션 재발 등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IBK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미국 대선이 임박함에 따라 대선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될 수 있다”며 “특히 최근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재차 올라오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가 느끼는 불확실성의 크기는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트럼프가 전개할 정책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시장의 가격·밸류에이션 등에서 패턴과 질서 정연함 등이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트럼프는 관세 인상을 더욱 과감하게 어필하고 있고, 미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트럼프 관세 공약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될 경우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iM 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은 사실 우리에게는 좋을 것이 많지 않다”며 “트럼프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최악의 협정으로 꼽았고, 한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기업에게 관세 부과의 불확실성이 적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는 재정적자를 아랑곳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제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부과하여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며 “선거 이후 증시의 멜트업 랠리를 기대하는 시각이 많으나 재정적자 등 트럼프 정권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선거 이후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졌다”며 “부통령 밴스가 TV 토론에서 안정감을 보여준 것, 해리스가 허리케인 대응에 미비했던 점, 중동 문제가 재차 불거지며 강력한 대통령의 필요성이 제기된 점도 트럼프 지지율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해리스에게는 남부 대서양 지역인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서 역전극을 기대하는 정도의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금융시장은 트럼프 당선을 대비한 프라이싱을 시작한 모습”이라며 “선거 전까지 트럼프 수혜·피해주에 대한 판단은 케인즈적 주식 선택 방법, 즉 남들이 수혜주라고 생각하는 종목을 수혜주라고 판단하는 방법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문남중 연구원은 “10월 미국 증시(S&P500 이하)는 계절적 강세를 보였던 과거 수익률 패턴(2021~2023년 10월 4.2%)을 답습하며 역사적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라며 “다만 다음달 5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는 3분기 실적을 해석하는 시장 시선이 부정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이주원 연구원 역시 “트럼프 후보 지지율이 상승한 가운데 관세를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표현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인 점이 달러 강세 압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당분간 금융시장에서 대선 이슈의 영향이 지배적일 가능성이 높으며, 대선 후 시장에 잔존해 있던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변동성 완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