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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이어 美도 곧 동참…세계 중앙은행 금리인하 속도 낸다


[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유럽이 정책 금리를 또 내리고 미국도 곧 합류가 예상되는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2일(현지시간) 예금 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0.25% 포인트 내리는 등 정책 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지난 6월에 역대 최고 수준이던 정책 금리를 일제히 낮추면서 통화 정책을 전환한 이래 석 달 만이다.


다만 당장 성장 전망이 크게 악화하지 않는 한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큰 그림으로 보면 금리는 하락 경로가 매우 분명하다면서도, 10월 인하 가능성에 관해선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10월 0.25%포인트 추가 인하 확률은 30% 이상에서 약 20%로 내려갔고, 연내 인하 폭도 0.36%포인트에서 0.33%포인트로 낮아졌다.


이런 눈높이 변화로 인해 독일의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0.1%포인트 뛰었다.


하지만 ECB의 금리 인하 속도는 앞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덴마크 최대 은행인 단스케방크의 크리스티안 센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공격적인 결정을 내리면 ECB의 10월 금리인하 기대가 커질 수 있지만 지금으로선 ‘빅컷'(0.5%포인트 인하) 확률이 약 20%에 그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의 움직임 영향으로 유로화 강세가 강해지면 유로존 금융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에선 내년 말까지 연준은 0.25%포인트씩 10회, ECB는 6회 인하를 예상한다.


이탈리아는 이날 ECB의 금리 인하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더 대담해져야 한다”며 “0.25%포인트 인하는 성장을 되살리기엔 너무 작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부 장관도 “더 많은 용기와 긴박함이 필요한데 ECB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는 공공 부채 비율과 차입 비용 부담이 높아서 ECB 금리 인하로 많은 혜택을 보는 편이다.


로이터통신은 ECB를 포함해서 10대 선진국 중앙은행 중 6곳이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4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하고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며, 다음 달에도 0.25%포인트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


캐나다는 지난 6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2년 3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을 돌렸다.


캐나다 최대 은행인 CIBC는 중앙은행이 경기침체를 막으려고 통화 완화를 서두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CBIC는 올해 12월과 내년 1월 정책 금리 0.5%포인트씩 인하를 예상하며, 10월 큰 폭 인하도 배제하지 않는다.


CIBC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에이버리 쉔펠드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하고 경제를 다시 움직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런 견해는 지난 8월에 실업률이 6.6%로 치솟으며 고용과 성장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약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쉔펠드는 실업률 상승이 주로 청년층과 신규 이민자에 집중돼있지만, 전반적으로 확산하는 추이며, 조만간 6.8∼6.9%로 오를 수 있다고 봤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2%)를 밑돌 가능성을 숙고하고 있다.


스위스는 3월에 서방 국가 중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시작했고 6월에 추가 조정했으며 26일에도 인하가 예상된다.


스위스는 프랑화 강세로 수출이 타격 입을 것을 우려한다.


스웨덴은 5월에 금리를 내렸으며 25일에 최소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은 8월에 금리 인하 첫발을 내디뎠으며 9월엔 동결하지만, 11월에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비스 물가 상승률 낮아지는 추세가 약한 점이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발목을 잡는다.


뉴질랜드는 8월에 처음 금리 인하를 결정했으며 10월에 0.25%포인트 추가 조정이 전망된다.


미국은 18일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선 이번에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으며 연말까지 0.75∼1.0포인트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8월 고용지표는 엇갈린 모습이었고 물가 지표는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었다.


노르웨이, 호주는 통화정책 전환이 느린 편이고 일본은 방향이 정반대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6년 만에 최고치로 유지했고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당분간 긴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노르웨이가 12월에야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는 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은 수준이고 중앙은행은 작년 11월 이후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시장은 연내 호주 금리 인하 가능성이 50% 이하라고 본다.


일본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다.


7월 31일 금리 인상 후엔 엔화가 급등하며 세계 금융시장에서 투매를 촉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19∼20일엔 금리를 동결하고 12월에 한 차례 더 올릴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통신이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조사에서 53명 중 87%가 내년 1월 말까지 추가 인상을 예상했고, 53%는 12월을 가장 유력하게 꼽았다고 전했다.


UBS증권의 일본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다치 마사미치는 “이번 회의에서 인상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7월 인상과 증시 폭락의 영향을 평가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설문에 답한 이코노미스트 56%는 미 금리 인하가 일본은행 금리 경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 금리 인상을 막으려면 엔화가 달러당 약 125엔으로 강세여야 한다고 본다.


엔화는 이번 주 일본은행의 나카가와 준코 통화정책위원이 여건이 되면 금리를 인상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뒤 달러당 140.71엔까지 오르며 연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파 성향 타무라 나오키 위원은 내년 말까지 금리를 최소 1.0%로 올려야 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이렇게 공개적으로 금리 목표를 제시한 것은 처음이다.


사실상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27일 집권 자민당 지도부 선거도 변수로 주목된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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