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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는 웹3 게임들, 블록체인이 기존 게임 순환 구조 막아… “웹3 방식의 게임 설계 필요”

[블록미디어 박현재] 지난 2020년 크립토 사이클에서 한 축을 담당했던 섹터는 바로 게임파이다. ‘더샌드박스(TheSandbox, SAND),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 MANA),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 AXS)’ 등 게임파이 프로젝트들은 P2E 게임이 금지된 한국까지도 그 유명세를 펼쳤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사용성(usage)이 주요 요건으로 고려되는 만큼, 블록체인과 게임의 결합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조합으로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게임파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다양한 X2E 모델이 적용된 AAA급부터 캐쥬얼게임까지 온갖 다양한 프로젝트들과 게임들이 출시됐다. 그러나 2020년 시점을 고점으로 그 이후 출시된 게임파이 중 이렇다 할 주목을 받고 성공을 거둔 프로젝트가 급격히 감소했다.

# 레거시 방식과 네이티브 게임파이, 같은 기술 속 다른 고민

게임파이를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고 두 번째는 블록체인 기술에 게임을 온보딩시키는 방식이다. 전자는 기존 게임사가 취하는 레거시(Legacy)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게임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며, 그 게임들은 AAA급으로 퀄리티가 매우 뛰어난 편이다.

후자는 Web3 회사나 작은 규모의 회사가 접근하는 네이티브(Native) 방식이다. 설계단부터 블록체인 기술과 게임을 효과적으로 접목하며 게임 내 토크노믹스, NFT와 에어드랍 등이 반영되어 있다. 암호화폐와 게임파이가 상승장에 있을 때는 모두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으나, 하락장을 맞이하자 레거시와 네이티브 방식은 각각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레거시 방식의 한계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업 구조를 알아야 한다. 게임파이 신사업을 시작하는 레거시 구조는 퍼블리셔, 게임 개발사의 관계에서 토큰 재단이 추가되어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퍼블리셔의 안내에 따라서 어떤 게임 개발사의 어떤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할지 정하게 되면 그때부터 토큰 재단과 협력하여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거나, 기존 게임에 블록체인 서비스를 추가 운영하게 된다.

문제는 게임 개발사와 블록체인 재단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데 있다. 공동의 목표는 게임의 성공으로 동일하나, 게임 개발사의 구체적인 달성 목표는 인앱매출 증가다. 게임 자체의 BM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설계하고, 유저를 모객하고, 수익을 내느냐가 게임 개발사의 목표다.

반대로 토큰 재단이 블록체인 게임에 바라는 것은 인앱매출이 아니다. 게임 내에서 토큰을 이용한 트랜잭션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는가, 토큰이 게임재화로 얼마나 인입되는가 등 온체인 지표가 활발해지는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토큰 재단은 게임 내에 최대한 많은 블록체인 요소가 포함되길 원한다. 게임 아이템을 NFT화하고 게임 내 재화를 토큰으로 이용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이 토큰 재단이 원하는 게임이다. 그러나 게임 개발사는 블록체인 요소를 도입할 경우 게임 내 BM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을 걱정한다.

특히 게임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합해 게임 성공 확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보장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을 잘 모르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성공에 대한 보장 없이 블록체인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이러한 목적의 괴리는 레거시 방식 웹3 게임 개발의 한계를 만든다.

네이티브 방식의 한계점은 좀 더 단순하다. 토큰 프로젝트의 토크노믹스는 보통 토큰 개발과 사업 운영을 위해 부분 할당된다. 그러나 게임파이 프로젝트에는 게임 개발과 운영비용이 추가로 요구된다. AAA급 게임 개발비용이 최소 천억 단위인 것을 고려했을 때, 네이티브 게임파이 프로젝트들이 고품질 게임을 출시하기에는 이미 비용부터 너무 높은 허들로 서 있다.

게다가 게임에만 집중해도 성공하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나, 토크노믹스와 결합한 게임을 성공시킴과 동시에 토큰 사업도 제대로 완수해야 하는 재단의 입장 상, 인적자원과 노하우가 매우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게임 내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면 그 자체로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수수료, 지갑, NFT’ 등 시스템을 적용하면서 생기는 낮은 접근성으로 순수 개발사 대비 게임 체급은 떨어진 상황에서 경쟁해야만 한다.

# 블록체인의 적용, 게임 생태계의 순환 구조 막아… ‘망해서는 안되는 웹3 게임’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발행되는 게임 중 약 30%만이 1,000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약 20%만이 5,000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스팀 플랫폼에 온보딩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에서도 수익을 올릴 확률이 매우 낮다. 모든 게임을 대상으로 한다면 상업적 성공을 거두는 게임은 5~10%도 넘지 못하는 것이 게임 업계다.

하물며 신규 코인 프로젝트는 2024년에만 수천개 가깝게 생성되고 있다. ‘게임에만’ 아니면 ‘토큰에만’ 집중해도 확률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것이고, 게임파이 프로젝트는 게임과 토큰을 독립적으로 둘 다 성공시켜야만 한다. 둘 중 하나만 성공시켜서는 게임파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유지될 수 없다.

게임이 성공하기 어려운 것은 업계에서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단일 게임을 출시하는 인디게임사들은 한 번의 실패로도 다시 재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게임 대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출시하는 족족 게임을 성공시키기란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러나 게임이 성공하기만 하면 큰 리턴이 돌아오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신규 업체들이 도전하고 90% 이상이 사업을 접는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접목되는 순간 이 순환이 불가능해진다. 한 게임이 망하면 서비스를 종료하고 새롭게 시작해야하는데, 블록체인의 소유권 개념상 ‘토큰, NFT를 보유하는 홀더’가 있고 이는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게임 하나를 출시하는 순간부터 게임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그 체인의 이후 모든 토크노믹스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니 모든 게임파이 프로젝트는 게임 하나 출시에 더욱 신중해지고 대담한 도전이 어려워지게 된다.

# 새로운 게임파이 트렌드, 메이플스토리N과 햄스터 컴뱃

한편 블록체인 게임 퍼스트 무버들이 그 한계를 보이며 게임파이 트렌드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레거시 방식은 메이플스토리N(MaplestoryN)으로, 내러티브 방식은 햄스터 컴뱃(Hamster Kombat)로 앞서 언급한 문제들을 어떻게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지 확인할 수 있다.

메이플스토리N은 넥슨의 자회사 넥스페이스(NEXPACE)에서 개발 중인 유명 메이플스토리 IP 기반 Web3 게임이다. 넥스페이스는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제작 전부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앞서 지적한 것처럼 게임 개발과 토큰 재단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

게임파이 설계는 그 초반부터 토크노믹스와 게임 내 물가를 정밀하게 조정해야만 한다. 넥스페이스의 한 인터뷰에 따르면 게임사의 고유 권한이던 아이템 발행 권한을 토큰을 통해 이용자에게 돌려주는 구조도 게임 내에 구현될 것이라고 했다. 그 외에 블록체인 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딜레이와 지갑 연결 등 플레이어들이 게임 중 느낄 수 있는 불편한 부분을 UI/UX적으로 최대한 해결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결과는 게임이 출시되어야 알 수 있다. 그러나 넥스스페이스의 게임 개발 방향성을 비추어보았을 때, 레거시 게임파이가 봉착하던 한계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매우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메이플스토리라는 성공적인 IP를 이용하고, 게임 내 물가와 경제구조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게임파이 프로젝트로서 매우 이점으로 작용한다.

블록체인의 토크노믹스 부분 또한 단일 사업체로 설계단부터 고려한 점도 게임파이 완결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공적인 레거시 게임파이 사례를 남긴다면 향후 대기업의 참여가 매우 활발해질 것이므로, 메이플스토리N에 기대감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햄스터 컴뱃의 게임 플레이 화면, 햄스터 컴뱃]

반면 햄스터 컴뱃은 기존 내러티브 방식의 문제들을 다수 해결하며 시작한다. 텔레그램/톤체인 기반으로 MAU가 9억 명에 달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이미 채널 팔로워가 300만 명에 가까울 정도로 모객이 쉽고 베이스가 튼튼하다.

또한, 가장 원초적인 재미를 모토로 하는 캐주얼 게임으로서 게임 개발 난도가 비교적 낮다. 최근 모바일 게임 트렌드를 보면 게임의 퀄리티보다 확실한 BM과 게임의 재미가 중요하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빠르고 쉽게 대응할 수 있어 개발 역량이 적은 인디 게임사나 영세 프로젝트에게 아주 좋은 조건을 제공한다.

이러한 바텀업 방식으로 게임 성공 사례를 늘려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Web3 생태계에서는 탭투언 방식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개발비가 저렴한 픽셀 디자인을 활용하는 등 게임파이의 성공 지점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블록체인과 게임의 조합은 시장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가장 직관적이고 직접적인 사용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미 게임 내 재화로 사람들은 토크노믹스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게임파이는 블록체인 매스 어돕션의 가이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분야다.

게임파이 산업은 초기 단계이고 성공이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시장 기대감이 빠르게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은 분야라 볼 수 있다. 게이머들이 ‘NFT, 토큰과 소유권 개념’을 통해 많은 혜택과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만큼, 게임파이의 성공은 이후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