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킹의 진화…바빌론과 아이겐레이어의 차이는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블록체인 보안 모델이 진화하고 있다.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의 전통적인 보안 공유 시스템을 확장하는 아이겐레이어와 바빌론이 그 중심에 있다. 두 플랫폼은 각각 독창적인 방식으로 블록체인 보안과 효율성을 강화하며 웹3 생태계의 보안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기사에서는 아이겐레이어와 바빌론의 특징과 유사점.차이점을 알아보고, 이더리움 지분증명(PoS)과 비트코인 작업증명(PoW)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 같은 듯 다른 스테이킹 프로토콜, 바빌론과 아이겐레이어
리퀴드 리스테이킹(리스테이킹)의 개념은 아이겐레이어가 처음 웹3에 도입한 것이다. 이는 이더리움 진화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기본 레이어를 넘어서는 유연하고 강력한 보안 솔루션의 필요성을 반영한 것이다.
바빌론 역시 이와 유사하게 사용자가 비트코인을 스테이킹해 지분증명 네트워크의 보안을 강화하고, 보상을 얻는 동시에 비트코인 셀프 커스터디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비트코인 메인넷은 스마트계약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바빌론의 아키텍쳐와 생태계는 아이겐레이어와는 상당히 다르다. 이와 관련, 폴리곤의 공동창립자이자 Avail 창립자인 Anurang Arjun은 X를 통해 “바빌론이 아이겐레이어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 바빌론과 아이겐레이어, 구조적 차이는
E2M리서치에 따르면 아이겐레이어와 바빌론은 각각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보안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구조와 슬래싱(벌칙) 구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비트코인의 경우 완전한 튜링(프로그래밍언어가 복잡한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이더리움은 가능)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바빌론은 별도의 체인에서 이러한 작업을 직접 처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바빌론은 코스모스 SDK를 기반으로 자체 체인을 구축한 뒤 해당 체인에는 자체 검증노드를 구성했다.
바빌론 시스템에는 EOTS(Evidence of Theft Slash) 관리자와 최종성 제공자라는 독립적인 기능도 포함돼 있다. EOTS 관리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벌칙을 적용하는 역할을 하고, 최종성 제공자는 거래가 확실히 완료됐음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아이겐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이더리움이 스마트계약을 지원(완전한 튜링) 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스테이킹 기능을 수용하고 AVS(Actively Validated Services) 계약을 관리하는 일련의 스마트 계약으로 구성된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이를 실행하고 보안을 보장하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별 서비스를 위한 복잡한 슬래싱 조건도 스마트 계약 내에서 구현할 수 있다.
# 슬래싱과 보안모델의 차별화
두 프로토콜의 가장 큰 차이는 슬래싱 논리를 구현하는 방식에 있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 스마트 계약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AVS에 맞춘 복잡한 슬래싱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잘못된 데이터 제공이나 규칙 위반 등 여러 상황에 대해 세밀한 슬래싱 정책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사전 정의된 슬래싱 조건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오프체인 거부 위원회가 투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반면, 바빌론은 비트코인 메인넷의 기능 제한으로 인해 더 단순한 슬래싱 논리를 사용한다. 이는 비트코인의 스마트 계약 기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며, 복잡한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는 어려운 점이 있다.
아이겐레이어와 바빌론의 구조적 차이로 인해 보안 모델도 상이하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 스마트 계약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요구 사항에 맞는 맞춤형 보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반면, 바빌론은 비트코인의 한계로 인해 독립적인 체인을 통해 보다 단순한 방식으로 보안을 관리한다. 이는 두 프로토콜이 각각의 블록체인 특성에 맞춘 고유한 보안 모델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출발부터 다른 확장 전략, 이더리움 vs 코스모스
아이겐레이어와 바빌론은 슬래싱 구현 방식도 다르지만 목표하는 생태계도 다르다.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의 한계를 해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며, 바빌론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코스코스 생태계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아이겐레이어 프로토콜의 강점은 이더리움과의 일관성에 있다.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큰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으며 더 많은 사용자와 높은 수요를 자랑한다. 아이겐레이어를 중심으로 구축된 애플리케이션들은 자연스럽게 이더리움 생태계를 강화하고 보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바빌론은 상당한 규모로 성장한 코스모스 생태계와의 통합을 목표로 한다. 이 생태계는 셀레스티아(Celestia), 오스모시스(Osmosis), 악셀라(Axelar), dYdX 등 우수한 PoS 체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모두 바빌론 체인과 쉽게 통합해 비트코인의 보안을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아이겐레이어가 다양한 프로젝트를 AVS에 맞춰 재개발하고 적응해야 하는 초기 한계와 대조된다.
또한, 코스모스 SDK를 사용해 애플리케이션 체인을 구축하는 방식은 검증된 접근으로, 개발자 친화적이다. 이 점에서 바빌론은 코스모스 생태계를 비트코인의 보안 엄브렐러 아래로 끌어들이는 데 유리하다.
# 웹3보안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모듈형 블록체인과 생태계 간의 상호 연결성이 계속해서 발전함에 따라 바빌론과 아이겐레이어는 서로의 영역에서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바빌론은 비트코인의 보안을 코스모스와 같은 PoS 생태계로 확장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반면, 아이겐레이어는 이더리움 생태계 내의 기존 강력한 보안 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보안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이러한 차별화된 전략은 두 프로토콜이 각각의 생태계에서 고유한 역할을 하도록 하며, 각 생태계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보안 솔루션으로 공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 블록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