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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는 왜 비트코인 팔까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러들이 하반기 시작과 함께 울상입니다. 비트코인이 한 달간 20% 넘게 빠지며 주식 등 다른 자산 대비 가장 부진한 탓인데요. 올해 초 1억원을 돌파하며 2억원까지 넘봤던 비트코인은 지난 5일 128일 만에 처음으로 8000만원을 반납하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 고유의 문제 때문은 아닙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제한된 총발행량(2100만개)에 따라 신흥국 통화 헤지와 각국 통화정책 실책 등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 올해 초 출시된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점점 더 많은 곳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죠.


그럼 무슨 요인이 이토록 비트코인을 떨군 걸까요. 답은 독일 정부 매각세에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지난 1월 영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압류한 비트코인 5만개 중 3만7000개를 지난 6월 말부터 최근까지 매도했는데요. 4조원어치가 넘는 비트코인의 74%를 보름 만에 시장에 푼 셈입니다. 말 그대로 물량 폭탄을 던진 거죠.


시장은 놀라움을 넘어서 공포에 빠졌습니다. 역사상 주요 국가가 비트코인을 단기간 대량 매도한 이벤트는 없었기 때문에 패닉셀(Panic Sell·공포에 따른 매도) 양상이 짙어진 겁니다. 설상가상으로 예정된 악재인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까지 시작되자 공포는 날이 갈수록 커졌습니다.


실제로 시장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전날 ‘극단적 공포’ 단계인 25점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시장이 최근 조정장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극단적 공포에 빠진 겁니다.


개미가 공포에 질린 반면에 큰손인 기관은 의연한 모습입니다. 상승장이 올 것을 예상하듯 오히려 최근 풀린 ‘패닉 물량’을 빨아들이고 있죠. 피델리티 등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현물 ETF 유입세가 이달 초부터 급증한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마치 기분 좋은 먹잇감을 채가는 모습 같습니다.


이는 독일 정부와 마운트곡스 등에서 풀리는 물량이 전체 유통량의 1%도 안 되기 때문인데요. 기관들은 이 점에 주목하며 현재를 매수 적기로 본 것 같습니다. 단기적 타격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충분히 소화할 것이라고 판단한 거죠.


실제로 현재 유통 가능한 비트코인 양은 1970만개인데요. 독일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전량(5만개) 매도한다고 해도 전체 유통량의 0.25% 수준에 불과합니다.


마운트곡스 상환 물량도 마찬가지인데요. 마운트곡스에서 상환 예정인 비트코인 14만개는 전체 물량의 0.7%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개미가 기뻐할 소식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연말 수급 호재인데요. 최근 구체화된 FTX의 투자금 상환 일정이 새로운 반등 재료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2022년 11월 파산한 FTX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연말까지 채권자들에게 132억달러(18조1552억원) 규모의 현금을 상환할 예정인데요. 해당 자금의 상당 부분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다시 유입될 경우 수급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리하면 코인러에게는 11월이 기대되는 달입니다. 공포에 빠져 하반기를 놓을 수 없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오랜 기간 시장을 괴롭혔던 마운트곡스 상환이 오는 10월 31일 종료되는 데 이어서 11월부터 FTX발(發) 수급 호재가 겹경사로 터질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친(親) 가상자산 행보를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가상자산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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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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