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저자에게…지한파 3인방
이주자 출신 미국 교수들…아제모을루·존슨은 MIT, 로빈슨은 시카고대
‘국가간 빈부차’ 관련 한국 사례 천착…IMF 출신 존슨 부인은 한국계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다론 아제모을루(57), 사이먼 존슨(61), 제임스 A. 로빈슨(64) 등 3인방은 국가 간 부의 차이를 연구해온 학자들이다.
아제모을루와 존슨 교수는 매사추세츠공대(MIT), 로빈슨은 시카고대에 각각 몸담고 있다.
세 사람은 국가간 불평등과 빈부차에 천착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례에도 주목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어 ‘지한파’로 꼽히기도 한다. 세 사람 모두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자들이지만, 미국으로 이주한 케이스라는 공통점도 있다. 아제모을루는 튀르키예, 존슨과 로빈슨은 영국 출신이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1967년 9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런던 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5년에는 미국 경제학회가 40세 미만 경제학자에게 주는 존 베이크 클라크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상은 미국 경제학계에서 ‘예비 노벨 경제학상’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 상을 먼저 받았다.
로빈슨 교수는 1960년 영국 출신으로 런던 정경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시카고대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로 있다.
공동수상자인 존슨 교수는 1963년 영국 태생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경제학자와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을 지냈다. 존슨 교수는 과거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 ‘이민자 출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아제모을루 교수와 로빈슨 교수는 국내에서도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등의 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책은 국가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요인을 사회제도에서 찾고 있는 책이다.
경제 제도를 ‘포용적 경제 제도’와 ‘착취적 경제 제도’로 분류하고 포용적 제도가 국가의 번영을 이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남한과 북한을 예로 들어 정치적 선택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남한은 포용적 경제 제도를 선택했지만, 북한은 착취적 경제 제도를 고집해 국가의 실패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국가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근본 원인을 살펴본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이 책은 국내 정치권에서도 여러 차례 인용된 바 있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과 함께 ‘인생의 책 또는 젊은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으로 꼽은 책이기도 하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지난 2022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최한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 공유 콘퍼런스’에서 평화와 경제적 번영의 근간으로서 포용적 제도와 민주주의를 강조하며 이를 성취한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그는 당시 남한과 북한이 제도의 양극단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분석하고 민주화 이후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남북한간 체제와 제도 차이가 경제 격차로 이어졌다는 점을 역설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의 야경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존슨 교수는 부인이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경제학자인 타일러 코웬과의 대담에서도 “아내의 부모가 한국에서 태어난 만큼 한국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 중 하나”라며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한국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으며 한국 경제학자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고 말했다.
존슨 교수는 2011년 처남인 제임스 곽(한국명 곽유신)과 함께 미국발 경제 위기를 불러온 대형 은행들의 악마성을 폭로한 책 ‘위험한 은행'(원제 Bankers)을 펴내기도 했다.
또한 아제모을루 교수와 존슨 교수는 기술의 진보에 따른 부가 소수에 편중되고 있다고 지적한 ‘권력과 진보’라는 책을 지난해에 함께 펴냈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