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펴는 스테이블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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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펴는 스테이블코인…국내 수요도 폭발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의 9월 피벗(통화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인하에 따른 국채 수익률 하락과 이를 가상자산으로 헤지하려는 수요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 헷지를 노린 국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지난 25일 사상 최고치인 1760억달러(235조)를 기록했다.
실제로 주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비중 70%를 차지하는 테더(USDT)는 연초 대비 발행량을 31% 확대했으며, 점유율 2위 USDC는 연초 대비 발행량을 20%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팔이 만든 스테이블코인 페이팔USD(PYUSD)도 연초 대비 발행량이 280% 증가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기존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돼 가격 안정성을 보장하는 가상자산 일종이다. 블록체인상에서 법정화폐를 사용하려는 수요를 위해 탄생한 코인인 것이다.
미국 달러와 1대1로 가치가 연동되는 테더를 예로 들면 1USDT는 1USD로 고정돼 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량 증가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사실상 못 박은 9월 금리인하와 관련이 깊다. 인하에 무게가 실리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과 달러 가치가 추락했고, 이에 따라 법정화폐에서 가상자산으로 자산 보유 형태를 바꾸려는 헤지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X를 통해 “가상자산은 미국 달러화의 보완재”라며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법정화폐에서 가상자산으로 자산 형태를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달러화에서 다른 국가 법정화폐로 자본이 빠져나가는 것보다 가상자산이 낫다”며 “법정화폐와 가상자산은 오랫동안 공존할 수 있다. 특히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이 둘을 연결 짓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치권 역시 스테이블코인을 이미 ‘검증된 디지털 달러’로 간주하는 분위기다. 공화당은 최근 CBDC에 강력히 반대하며 그 대안으로 스테이블코인 제시했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달러의 지배력을 확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주당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원화 헤지를 노린 국내 수요도 폭발 중이다. 현재 국내 5대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에는 USDT가 모두 상장돼 있다. 특히 전날 기준 빗썸에서는 USDT 일일 거래량(약1300억원 규모)이 비트코인(약 731억원 규모)보다 2배가량 많았다.
업계 1위 업비트는 전날 스테이블코인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USDC까지 신규 상장시켰다. 거래소 중 처음으로 대표 스테이블코인 2종을 모두 상장시킨 셈이다. 최근 늘어난 스테이블코인 수요를 고려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은 국내 이용자에게도 이미 가까이 다가왔다”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이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도 원화 헤지가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의 증가세는 가상자산 시장에 호재기도 하다. 법정화폐를 가상자산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가상자산 시장 유동성과 수요 증가를 시사하기 때문이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지난 27일 보고서를 통해 “풍부해진 스테이블코인 유동성과 맞물려 향후 연준의 금리인하 시 가상자산 시장에 필요한 유동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USDT·USDC 등과 같이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들은 실제 달러를 은행 계좌에 준비금으로 예치하고 그와 1대 1로 발행한다. 통상 은행에 예치된 달러 자산은 감독 기관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는다.
다시 말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는 발행한 코인을 은행에 예치된 달러로 언제든지 태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유지시킨다. 마치 과거 중앙은행이 발행한 법정화폐의 가치가 실제 은행 금고에 들어있는 금에 의해 유지된 것과 같은 원리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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