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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코인에 속은 시장조성자들…미 검찰, 15명 사기 혐의로 기소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마켓메이킹 회사 세 곳이 넥스펀드(NexFundAI) 암호화폐 가격을 올리기 위한 허위거래를 약속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런데 이들이 몰랐던 사실이 있다. ‘넥스펀드AI’는 실제 존재하는 회사가 아니라 미국 검찰이 그들과 같은 마켓메이커를 잡기 위해 계획적으로 만든 덫, 가짜회사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검찰의 함정수사에 낚인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 당국은 성명을 통해 ZM퀀트(ZM Quant), CLS글로벌(CLS Global), 마이트레이드(MyTrade) 등 15명을 시장 조작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는 시장 조작 혐의를 밝히기 위해 가짜 회사 ‘넥스펀드AI(NexFundAI)’를 설립하고 함정수사를 벌인 결과다. 수사 결과, 2500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가 압수되고 60여 개 암호화폐에 대한 세탁 거래(trading bots) 활동이 중단됐다.

# 함정수사의 배경과 전개

이번 사건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제보로 시작됐다. 당초 수사는 보스턴 인근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회사 ‘사이타마(Saitama)’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이타마는 시장조성자(마켓메이커)를 통해 자사 토큰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SEC의 제보를 받은 후, 수사 당국은 협력자들과 함께 ‘넥스펀드AI’라는 가짜 암호화폐 회사를 설립했다. 넥스펀드AI는 실존하지 않는 회사였지만, 진짜처럼 보이도록 정교하게 꾸며졌으며 암호화폐 토큰도 발행된 것처럼 가장했다.

이후 수사팀은 암호화폐 시장 조작을 일삼는 인물로 하여금 이 가짜 회사를 통해 조작 활동을 벌이도록 유도했고 그들은 미끼를 물었다. 마켓메이커들은 넥스펀드AI의 토큰 가격을 부풀리는 계획을 제안했다.

예를 들어, 한 시장조성자는 3월 18일 영상 통화에서 “1달러에서 2달러로 가격을 올리는 정도라면 플랜을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시트레이딩를 통해 거래량을 부풀리고 인위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키겠다는 얘기다.

# 드러난 자금 세탁과 암호화폐 시장의 문제점

워시 트레이딩은 같은 사람 또는 그룹이 계정을 여러 개 사용해 자산을 사고팔아 거래량이 많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수법이다. 이 방법은 기존 금융 시장에서도 오래전부터 불법으로 규정돼 있으며, 일반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어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이런 수법은 자주 사용되며, 규제 당국은 이를 단속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해왔다. 조슈아 레비(Joshua Levy) 매사추세츠주 대행 연방 검사장은 “워시 트레이딩은 금융 시장에서 이미 불법으로 규정돼 왔다”며 “암호화폐라는 신기술이 기존의 펌프 앤 덤프(pump and dump)와 같은 고전적인 사기 수법과 결합돼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사의 의의와 향후 전망

이번 함정수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불법적인 조작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취한 사례로 평가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SEC와 FBI 등 미국의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의 급성장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범죄를 막기 위한 다양한 수사 기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이 직면한 문제점을 다시금 조명하며, 규제 당국의 단속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암호화폐의 익명성, 탈중앙화 특성 등을 악용한 범죄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크다. 미국 당국은 이러한 시장 조작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향후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블록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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